'분노의 발차기' 황당 부상에도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MVP"

8일 메츠전에서 주루사를 당하고 있는 김하성.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김하성은 올 시즌 파드리스(샌디에이고)의 MVP다.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뛰었다."

김하성의 황당한 부상에도 현지 매체는 그의 활약을 더 조명했다.

김하성은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전날(8일) 경기 도중 입은 부상 때문이었다. 김하성은 전날 메츠전에서 주루사 뒤 더그아웃 근처 쿨통을 걷어차 발가락 부상을 입었다. 당시 김하성은 7회 말 2루타 후 3루까지 진루를 시도하다 3루에서 비명횡사했다. 3루수의 태그를 피해 '수영 자세'로 베이스를 짚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yonhap photo-2563=""> 8일 메츠전 주루사 후 더그아웃으로 퇴장 중인 김하성.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yonhap>

이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김하성은 분한 마음에 근처의 물통을 걷어찼다. 문제는 비어 있는 줄로 알았던 이 물통에 물이 남아있었다는 점이었다. 통증을 느낀 김하성은 이후 경기에서 교체됐고, 병원 X레이 검진 결과 다행히 골절상은 피했다. 하지만 다음날 경기에서는 제외됐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매일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하성은 인터뷰를 통해 "공격적으로 주루하고자 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상대 3루수가 글러브로 나를 살짝 밀어낸 것 같아 화도 났다”라면서 “내가 한 플레이와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지 매체도 김하성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MLB닷컴의 AJ 카사벨 샌디에이고 전담 기자는 "김하성의 주루 결정은 경기에 손해(패배)를 끼쳤다. 부상으로 샌디에이고는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은 가장 가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라며 그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지난 5월 26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파울 타구에 맞은 뒤 교체되는 김하성. 게티이미지

카사벨 기자는 자신의 SNS에 "모든 사람이 실수를 하고 후회한다"라면서 "김하성은 올해 명실상부한 파드리스 MVP다. 올 시즌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뛰었다. 그는 (실수로) 부상을 당했지만,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라며 김하성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김하성이 빠진 샌디에이고는 매튜 배튼을 2루수로 투입해 9일 메츠전을 소화했다. 샌디에이고는 2회 말 매튜 배튼의 결승 2점포에 힘입어 3-1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도 6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윤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