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 혁신기업 육성 ‘박차’…국제자유도시 향해 ‘한 걸음 더’
영어교육도시, 충원율 90% 웃돌아, JDC 주요 성과로 꼽혀
미래형 첨단산단 구축, 기업 및 인재 육성에 속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국제자유도시 청사진을 구현하기 위해 유망한 혁신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년간 다져온 교육·관광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낸단 계획이다.
지난 6일 기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 제주국제학교 ‘브랭섬홀 아시아’를 방문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JDC가 조성한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4곳 중 한 곳이다.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 첨단, 관광, 의료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휴양형 주거단지 등을 5대 계속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이 중 답보 상태인 헬스케어타운 조성을 제외하고 영어교육도시와 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휴양형 주거단지 등은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 활발하던 조기유학 및 해외연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영어교육도시는 JDC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현재 영어교육도시에는 2011년 9월 개교한 NLCS 제주, KIS 제주, 2012년 개교한 브랭섬홀 아시아, 2017년 문을 연 SJA 제주 등 4개의 초·중·고 통합 국제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밖에 외국대학 유치를 준비 중이다.
개교 초기 충원율이 40~50% 수준이던 이들 학교의 현재 평균 충원율은 93.7%에 이른다. 연간 학비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를 바라본다는데 오고 싶어도 못 오는 학생들이 줄을 서 있단 후문이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대구는 충원률이 47%, 인천은 60% 선을 겨우 유지하는데 제주는 영어교육도시 인근 지역에 대기 학생이 꽉 들어차 있을 정도”라며 “각 기업에서 국제학교에 정원 외 합격을 인센티브로 준다면 제주로 들어오겠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데려와도 집값, 자녀 교육 문제로 금방 다시 떠난다고 하더라”며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그런 점에서 제주 최고의 강점으로 여길 정도다. 세계 유수의 학교가 있고, 서울 중심이 아니라 즐기면서 근무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우리나라에선 제주가 꼽힌다”고 덧붙였다.
영어교육도시가 자리를 잡으면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유학수지 절감 효과는 1조1196억원 수준이다.
해외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조성 중인 ‘제주 신화역사공원’은 리조트, 콘도, MICE, 어트랙션, 쇼핑 등을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복합관광단지다.
총 398만5601㎡ 대규모 부지에 총 4개 지구로 나눠 추진되는데 그 중 A, R, H지구는 홍콩 람정그룹 투자유치(3조853억원)를 통해 조성되고 있다. 나머지 J지구는 JDC가 제주 신화·역사 주제 테마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 내 대규모 관광단지를 마련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도모한단 목표다. 지난해 9월 기준 정규직은 1217명인데 그 중 제주도민이 80% 이상이다. JDC는 내년까지 직접고용을 5000명으로 늘린단 구상이다.
이 같은 교육 인프라 구축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반으로 첨단과학기술단지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기업들이 제주를 직접 찾도록 하겠단 구상이다.
현재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시 아라동 일원에 1099㎡ 규모로 조성돼 있다. IT·BT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기준 입주기업은 203곳이며 카카오와 이스트소프트가 대표적이다.
JDC는 파일럿 단지인 1단지를 토대로 2단지 추진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제주는 1차와 3차산업에 대한 편중도가 높고, 그 중에서도 감귤산업과 관광산업 비중이 과다하단 점에서다.
박성민 JDC 제2첨단팀 차장은 “제주도의 산업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혁하고자 1단지와 연계해 여러 산업모델을 발굴하려고 한다. 일명 ‘워라하’(워크+라이프+하모나이즈)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외 네트워크를 연계하고 창업기업 추가 육성 및 양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가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게 당면 과제인데, 근본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사업을 위한 지원 시설이나 근로환경 구축 등은 JDC가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단지 조성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고용 1만2000명, 부가가치 약 7000억원, 생산 유발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흔히 면세사업이 주력일 것으로 여겼던 JDC가 이처럼 제주 전반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란 사실에 새삼 놀랐다. 게다가 면세점 수익금 전액은 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에 전액 재투자 된다니, 얼마나 JDC가 국제자유도시 구축에 진심인지 그 의지가 엿보였다.
JDC 관계자는 “국제자유도시란 한 마디로 국내든 해외든 누구나 제주에서 자유롭게 교역하고 둥지를 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교육, 관광, 의료, 첨단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다. 맨땅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내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양영철 이사장은 “국가 프로젝트로 JDC가 내세우는 게 있고, 포스트 홍콩을 목표로 하는 것도 있지만 결국 모든 프로젝트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로 시선이 향해 있다”며 “제주의 지리적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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