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진정세인데…휴가철 여행 물가는 ‘앗 뜨거’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콘도와 호텔, 수영장 등 휴가철 관련 물가가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3개월 새 4.2→2.7%(6월)로 내려간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세계 식량 가격은 두 달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설탕 가격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콘도 이용료는 작년 동월보다 13.4% 올랐다. 3월 6.4%, 4월 6.6%, 5월 10.8%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상승 폭도 가팔라지고 있다. 호텔 숙박료 역시 3월(13.7%)과 4월(13.5%), 5월(10.8%)에 이어 지난달에도 11.1% 올랐다. 여름철 수요가 많은 수영장·휴양시설 이용료도 각각 3.9% 상승했다. 해외 단체여행비는 5.2% 올랐다.
스포츠 경기나 놀이시설 등 나들이 관련 물가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운동경기 관람료는 전년 동기보다 11.7% 상승했다. 4월부터 3개월째 10%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졌다. 놀이시설 이용료와 공연예술 관람료도 지난달 각각 6.8%, 6.3% 올랐다. 골프장 이용료도 4.7% 상승했다.
식재료 가격과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외식 물가도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달 전체 외식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생선회가 6.5%, 돼지갈비가 6.4% 삼겹살이 5.4%, 스테이크가 3.6% 상승했다. 주류(외식) 물가도 소주와 맥주가 각각 7.3%, 6.4% 올랐고 막걸리도 4.4%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3.5%에서 3.3%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세로 접어든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2.3으로 전월(124)보다 1.4%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27까지 떨어졌다가 4월 소폭 반등하는가 싶더니 5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157.2)보다 3.2% 하락한 152.2였다. 설탕 가격지수는 올해 1월 116.8에서 이후 매달 상승해 5월 157.2로 넉 달 만에 34.9% 상승했지만,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계 식량 가격 두 달째 하락…설탕도 꺾여
다만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수요가 증가하는 닭고기를 비롯한 지난달 육류 가격지수는 117.9로, 전월보다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금육은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라 공급량이 저조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수입 수요가 증가하며 국제 가격이 상승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당 국내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584원과 비교해 12.2% 올랐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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