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향해 우원식 "안전하면 일본 음용수로 권해라"
[이주연, 남소연 기자]
▲ 민주당 만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면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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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면담이 9일 오전 진행됐다. 양측은 서로를 "존중한다"고 했지만, 발언에는 날이 서 있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기 위해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을 향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로 안전하면 일본이 음용수로 마시도록 권할 생각은 없냐"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8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수 안전성에 대해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 4일 IAEA는 최종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 보내도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다"고 결론내렸다.
▲ '제주 삼다수' 마시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면담 자리에서 '제주 삼다수'를 마시고 있다. 제주 삼다수는 민주당이 이날 회의 참석자들을 위해 미리 테이블에 비치해놓은 것이다. 그로시 총장은 전날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마셔도 될 정도로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도 답변한 바 있다. 왼쪽은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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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공개 면담에서 민주당은 ▲ IAEA는 오염수 방류 정당성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는데,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IAEA 보고서를 토대로 오염수 해양 방류가 정당하고 주장한다. 방류의 문제점이 발견됐을 때 한국정부의 책임성 ▲ 오염수를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 ALPS) 설비가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지 검증하지 않은 이유, 향후 검증 계획 등을 직접 질의했지만 "그로시 사무총장은 답변하지 않았다"고 민주당 측은 전했다.
IAEA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 민주당 "일본 맞춤형 조사, 유감"
▲ 민주당 찾아온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면담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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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공개 면담 자리에서 원론적인 입장만을 언급했다.
그는 "IAEA는 현재 나와있는 원전과 관련된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라며 "2년 이상 심도 있는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고 조심성을 갖고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은 "저희가 내린 결론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내려졌다"라며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기술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충실하게 업무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 우원식 고문의 공개 질문 듣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면담 자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고문의 공개 질문을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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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책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IAEA 활동을 존중한다"면서도 "30년 이상 133만톤의 방사선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85%가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위 의원은 "IAEA가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최종 보고서의 부실함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 IAEA는 다핵종 제거 설비의 성능검증도 안 했고 오염수방류가 장기적으로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검토하지 않았음 ▲ IAEA의 결론은 정상원전에 국한된 것이지 후쿠시마처럼 핵폐기물에 대한 것이 아님 ▲ IAEA는 UN 해양법을 검토하지 않았음 ▲ IAEA는 일반 안전 지침 오염수 해양 방류 정당성 확보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김 ▲ 후쿠시마 해양투기를 용인하는 건 전세계 고준위 핵폐기물 해양투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음 등을 지적했다.
▲ IAEA 사무총장에 '오염수 안전성' 공개 질문하는 우원식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고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에 관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공개 질문하고 있다. 우 고문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14일 차 단식농성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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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고문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핵 오염수를 마실 수도 있고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 굉장히 우려스럽다"라며 "그럴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하면, 바다에 버리지 말고 일본이 음용수로 마시던지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로 쓰라 권할 생각은 없냐"라고 꼬집었다. 우 고문은 "대한민국 국민은 굳이 오염수를 마실 생각도 없고 오염수에서 수영할 생각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우 고문은 "지하 매설 방안, 수증기 방출 방안도 있지만 IAEA는 다른 대안 검토 없이 해양 방류에 대한, 일본 요청에 따른 안전성 검토만 했다"라며 "처음부터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여갔다.
이어 우 고문은 "2015년 IAEA는 후쿠시마 사전 보고서에서 대량 오염수 해양 방류 재개 가능성을 포함한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며 "이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정해놓았다. 주변 국가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셀프 검증이고 일본 맞춤형 조사다. 유감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IAEA는 앞으로 30년 간 먹이사슬을 통한 생체 축적 환경영향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잘못된 일"이라며 "후쿠시마 해양방류수는 30년 이상 태평양 바다에 방류하게 되는데 세슘 등의 반감기는 최소 30년이다. 아무리 극소량이더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체내 오랜 기간 축적되면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짚었다.
▲ IAEA 사무총장에 '오염수 안전성' 공개 질문하는 우원식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고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맨 오른쪽)에게 공개 질문하고 있다. 우 고문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14일 차 단식농성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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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와 사무총장의 비공개 면담은 35분 가량 이어졌다. 이소영 대변인은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대책위는 세 가지 제안을 했지만 두 가지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내 건 세 가지 제안은 다음과 같다.
▲ 해양 방류 외에 다섯가지 대안에 대해 다시 검토할 것을 일본에 제안하자
▲인접국에 충분한 자료가 제공될 때까지 방류 일정을 연기하도록 일본에 요청해달라
▲ IAEA를 비롯한 WHO, UN 인권이사회 등 보건·환경·인권 국제기구와 함께 거버넌스를 만들어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분석하고 함께 검증하자
이 대변인은 "첫째, 둘째 제안에 대해 IAEA는 답변을 안했지만 거버넌스를 만들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필요성에 공감하며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라고 밝혔다.
▲ 악천후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9일 호우주의보가 내린 악천후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기다리며 '오염수 방류 반대'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들을 피해 다른 출구로 입장해 반대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이들을 마주하진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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