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에 적대적인 금쪽이, 오은영이 이혼 언급한 까닭은

김종성 2023. 7. 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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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김종성 기자]

"힘든 점이 많아요. 친구들이랑 같이 지내고 싶은데, 선생님이랑도" (금쪽이)

7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1세 아들(금쪽이)과 12세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 출연했다. 8년 전에 이혼을 하고 두 남매를 양육 중인 엄마는 경제 활동과 육아를 홀로 감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연을 신청한 건 오히려 금쪽이였다. 친구들, 선생님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며, 오은영 박사를 향해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다. 

금쪽이의 문제는 어른에게 적대적으로 반항한다는 점이었다. 등교한 금쪽이는 책을 꺼내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하면 되잖아. 자꾸 불러서 짜증나게 만들어. 지가 뭔데. 이따위로 할 거면 말 걸지 마"라고 반말로 삐딱하게 말했다. 선생님이 꾸짖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또, 뒤에 앉은 친구에게 시비를 걸었고, 선생님이 이를 지적하자 누구를 향한 지시였는지 확인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대상 가리지 않은 분노  선생님을 대놓고 무시하는 금쪽이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상대에 대한 멸시와 비하의 언어로 공격하고 있었다. 심지어 폭력적인 언행을 할 만한 계기도 없었다. 오은영은 작정한 듯 반항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막말에 의도성이 보인다는 뜻어었다. 엄마는 경제 활동 떄문에 외할머니에게 아이들을 3년 정도 맡겼었는데, 자신이 키우게 되면서 문제 행동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금쪽이의 적대적 태도는 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업 시간 내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고 선생님의 지시도 통하지 않았다. 함께 수업을 듣는 누나는 포기한 듯 한숨만 내쉬었다. 결국 남아서 1:1 보충수업을 하게 된 금쪽이는 선생님에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명령인데."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또,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며 선생님에게 하대하며 훈계까지 했다. 

"(인지적 왜곡이 있는) 금쪽이는 상황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협소하고 왜곡된 기준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오은영)

학교와 학원에서 선생님의 지시는 올바른 지도를 위해 마땅한 것임에도 금쪽이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번 부딪쳤다. 선생님의 지시를 자신을 짓밟는 명령으로 여기고, '화내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사고를 '나한테 화를 냈으니 나도 화나' → '화나니까 선생님이 미워' → '어른들은 날 사랑하지 않아'라고 도식화해서 설명했다. 

오은영은 자신의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쉽게 앙심을 품고 강한 복수 욕구를 드러내는 금쪽이를 '적대적 반항 장애'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모나 선생님같이 권위적 대상에게 적대적 행동을 보이는 것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리 진단한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적대적 반항 장애를 가진 채 성장하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며 우려했다.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보편적으로는 양육자의 태도가 강압적, 지시적, 비난적일 때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금쪽이의 경우에는 부모의 이혼이 그 원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한편, 금쪽이의 누나의 문제도 도드라져 보였다. 관찰 내내 누나는 아무 표정이 없었는데, 무표정과 한숨만 가득했다. 

작정한 듯 거침없이 표현하는 금쪽이와 반대로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누나의 모습이 지나치게 대비되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는 단계를 5단계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바로 ①부정의 단계 ②분노의 단계 ③타협의 단계 ④우울의 단계 ⑤수용의 단계였는데, 남매는 각기 다른 단계에 직면해 있었다. 누나는 우울의 단계, 금쪽이는 분노의 단계였다. 

한편, 금쪽이의 하대에 고통받는 누나의 모습도 관찰됐다. 금쪽이는 억지를 부리며 누나에게 잘못을 덮어씌우려 했고, 누나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엄마가 귀가하자 억울한 듯 고자질을 했는데 그 내용이 앞뒤가 맞을 리 없었다. 엄마는 상황을 잘못 해석하는 금쪽이가 답답했는지 화를 냈다. 금쪽이는 이를 차별로 느끼고 "나 싫어하면서 거짓말로 좋아한다고"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과거에 금쪽이가 누나를 쥐잡듯이 잡았다며 금쪽이를 비난했고, 금쪽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맞섰다. 화가 난 엄마는 막말을 하며 금쪽이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상처를 주는 말만 오간 대화에 오은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금쪽이는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며 더 이상 부모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부모에 대한 불신은 곧 사회나 어른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됐다.

그것이 자신을 지도하는 상징적인 모든 어른에게 적대적으로 반항하는 본질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누나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화를 내지 않는 존재였다. 물론 누나 입장에서는 설명도 안 듣고 화를 내도 통하지 않으니 그저 반응하지 않은 것일 뿐이었다. 금쪽이는 그런 누나를 가장 믿고 의지해서 일부러 도발해서 화를 내는지 살핌으로써 누나의 사랑을 확인하고자 했다. 

반면, 엄마와 외할머니는 무서워서 표현하지 못했다. 결국 자신을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눈뜨자자마 휴대전화로 게임 중인 금쪽이를 발견한 외할머니는 금쪽이를 다그쳤다. 외할머니는 화를 내며 느닷없이 "아빠한테 간다고 해"라고 소리쳤다. 금쪽이는 "아빠 나중에 큰 집 사면"이라고 대꾸했고, 예민한 얘기에 엄마도 "아빠한테 가"라며 쏘아붙였다. 

아빠 얘기를 꺼낸 금쪽이 때문에 서운해진 엄마는 비난을 쏟아냈다. 고마워하는 마음이 없다며 마음속 분노를 금쪽이에게 퍼부었고, 외할머니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누나는 싸늘해진 집 안 분위기에 어쩔 줄을 몰랐다. 어른들이 지핀 갈등의 불씨가 아이들에게까지 번져버렸다. 어린 손주들을 돌보며 고생했을 할머니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지금의 대화 방식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었다. 

오은영의 제안

오은영은 이혼은 어른들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아무런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은 더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가 이혼을 하면 아이들은 유기 불안에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그럴 때 그 부분이 건드려지면 역시나 버려질 것 같았던 느낌이 맞았다는 생각에 두려움과 불신의 감정이 상승하게 된다. 당연히 분노와 억울함도 커지기 마련이다. 결국 금쪽이의 취약점은 유기 공포였다. 

엄마는 자신도 이혼 가정에서 자라 그 아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힘들 때 힘이 되어 준 친정 엄마에게 너무 미안해서 금쪽이가 대드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다는 심경도 토로했다. 오은영은 그 마음을 충분히 위로하면서도 남매의 문제를 처리할 때 어른들의 아픔이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날 진짜 싫어하는 거 같아. 나에게 잘해줬으면 좋겠어. 가족은 뭐라 해도 좋거든." (금쪽이)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가족애(愛) 재탄생'이었다. 부모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금쪽이를 위한 맞춤 솔루션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불안해 할 때는 불안의 원인을 함께 찾아보며 보다 구체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왜곡된 소통을 줄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런가 하면 금쪽이와 1:1 상담을 통해 '화'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아주기도 했다. 

다음 날, 엄마와 금쪽이는 평소 금쪽이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금쪽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엄마는 금쪽이의 행동을 되짚어주었다. 과연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며칠 후, 엄마와 금쪽이는 일상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들을 연습했다. 명령과 지시를 구분하는 연습을 통해 필요한 지시를 받아들이고 소통하는 과정을 익혀나갔다. 

다음 날, 엄마는 금쪽이와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가족은 끊을 수 없는 유일한 관계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가족관계증명서는 금쪽이가 항상 눈으로 볼 수 있게 액자에 넣어줬는데, 이를 통해 불안이 조금씩 사그라들 수 있게 했다. 또, 애정시간표를 작성해 차별 없이 공평한 애정을 실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재미있었어요. 기분 좋고. 우리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뛰는 거니까. 더 많이 뛰고 싶었어요." (금쪽이)

그런가 하면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누나를 위한 시간도 마련했다. 여전히 표정이 없는 누나를 위해 엄마는 하루하루 변하는 표정을 찍어보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순서대로 이어달리기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세 사람은 서로의 짐을 나눠 덜며 달리기를 완주했다. 금쪽이는 난생 처음 가족을 위해 희생과 책임을 다하며 한층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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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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