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59)] ‘오늘 우리 학교는’ 노현 PD가 선물하는 ‘추억’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유튜브 통해 공개 중인 ‘오늘 우리 학교는’은 장르 불문 아티스트들과 학생들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더 가고 싶은 학교, 매일매일이 즐거운 학교를 함께 만들어 가는 웹예능이다. 가수 김재환, 키썸, 그룹 퍼플키스, 트라이비 등 다양한 가수들이 서울 또는 각 지역의 학교를 찾아 무대를 선보이고,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작사 아이컨택컴퍼니 측에서 ‘학교’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떠올렸고, 노현 PD가 연예인과 학생들의 ‘추억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가수들의 무대에 학생들이 열광하는 전개 외에도, 고민 많을 시기를 지나는 학생들에게 응원 또는 조언까지 건네줄 수 있다면 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소가 먼저 정해진 프로그램이었다. 거창한 의미를 가지고 가면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았고, 우선은 연예인이 학교를 찾고자 했다. 여기에 돗자리 토크라고, 연예인들이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까지 고안을 했다. ‘이것까지 하려면 ‘도전’이겠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필요하다고 여겼다.”
과거 엠넷에서 방송된 ‘스쿨 오브 락’ 비롯해 연예인들이 고등학교를 깜짝 방문하는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이 없진 않았다. 이에 노 PD 또한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고민했다. 연예인들의 축전 영상을 쇼츠로 게재하는 등 지금의 감성에 맞추기 위해 지금도 고민을 거듭 중이다.
“물론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현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게 뭘까, 고민을 했다. 떠올린 건 틱톡이나 쇼츠 같은 지금의 감성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도 최대한 많이 하고. 처음엔 스타와 학생이 함께 쇼츠를 만드는 것도 떠올리기도 했다. 실현하진 못했지만, 기획할 때 여러 그림들을 떠올렸다.”
초반 고민을 모두 실현하진 못했지만, 유튜브에 남는 영상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 PD는 학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연예인을 더욱 가깝게 만나는 시간도 마련하려 노력 중이다. 콘텐츠의 흥행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그만큼 중요했다.
“학생들이 올라와서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데, 그게 말 그대로 ‘박제’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후에 ‘예전에 이런 걸 했다’고 말을 할 수도 있고. 죽을 때까지 술자리 토크가 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자는, 최소한의 의미는 챙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핵심이라고 여겼다. 사실 연예인이 잠깐 찾아간다고 해서 많은 것이 바뀌진 않지 않나. 그럼에도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했다.”
연예인들 또한 학생들을 직접 만나며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SNS 등을 통해 스타-팬이 전보다 더욱 가깝게 소통하게 된 지금이지만, 10대들을 직접 만나고 또 그들의 반응을 접하는 시간 또한 의미 있는 일이 되길 바란 것이다.
“스타들에게도 몇백 명의 팬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 같다. 그걸 활용해 주면 감사할 것 같다. 학생들이 1000명이라면, 그 인지도는 쌓고 가는 것이 아닌가. ‘윈윈’이 되길 바랐다. 학생들에게도, 연예인들에게도, 또 제작사에게도. 모두에게 좋은 콘텐츠가 되길 바란 부분이 있다.”
“뮤직비디오부터 광고까지. 가수 또는 아이돌들과 여러 콘텐츠를 만들어 왔으나, 예능은 처음이었다. 사진작가로 시작한 노 PD는 이후 뮤직비디오로, 광고로, 또 이제는 예능과 드라마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재미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기획력’을 갖추지 않은 제작사는 도태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엔 기술이 좋아지면서 많은 이들이 영상 업계에 도전을 하고 있다. 이제는 기획력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다. 기획을 하고, 연출을 하고 편집까지 마쳐 무언가를 뽑아내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는 것 같다.”
노 PD의 최종 목표는 영화다. 그 과정에서 지금처럼 다양한 콘텐츠들을 연출하며 역량을 쌓아나갈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집 또는 영상 게재 등 콘텐츠 관련 많은 부분들이 수월해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었다.
“AI가 더 발달하게 되면 자동으로 편집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양산형은 AI가 담당하는 때가 올 것 같다. 그런데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분명 실력을 갖춘 이들의 몫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중간 단계, 즉 어중간한 이들이 사라지게 될 것 같다. 기획력, 경험이 있는 제작사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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