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추진 대구은행…“사명 바꾸고 강원·충청 등 진출”
대구은행이 올해 안에 전국적인 점포망을 지닌 시중은행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지난 5일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려 ‘지방→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국내 신규 시중은행 출현은 1992년 평화은행이 마지막이었다. 더욱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전례가 없다.
대구은행, 전환 의향 밝힌 상태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6일 대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완료할 계획으로 안다”며 “대구은행은 2~3개월 이내에 전환 신청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에 전환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대구은행 측은 앞으로도 본점은 계속 대구에 둔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명 변경은 고려 중이다. 황 은행장은 “경북 포항에 기반을 둔 포항제철이 글로벌화하면서 포스코로 사명을 바꾼 것처럼, 대구은행도 사명을 변경하기 위해 신중히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전국구 진출목표 대구은행 전략은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충청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구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황 은행장은 전국구 은행으로서 경쟁력을 갖는 방안으로 ‘준 인터넷전문은행’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처럼 대면 점포를 통해 다른 지역에 진출해야 한다면 시중은행 전환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디지털 금융 시대다.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IM 뱅크’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 은행장은 “충청·강원 지역의 경우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 도입한 PRM제도 중심의 거점 점포를 활용해 영업망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 은행장이 언급한 PRM은 ‘기업금융 영업 전문가’를 말한다. 2019년 대구은행은 퇴직한 시니어 은행원을 전문직으로 영입, 수도권 영업에 투입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대구은행은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중소기업 상생’, 혁신기업의 동반자가 돼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상생’도 추진하겠단 전략이다.
지방은행 이점 사라질까 우려도
이에 대해 대구은행은 앞으로 전국 영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지역에 재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은행장은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전국 영업에 따른 성장의 과실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구은행은 오는 2030년 조성될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건설 개발사업 등 지역 핵심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1967년 국내 첫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을 모두 충족한다.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올 1분기 말 기준 6806억원이다. 대구은행의 대출 규모는 51조원으로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45조원)보다 크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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