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백서]"드디어 사표 쓴다" 직장인들, 이직의 기술은
'객관적 평가' 필수,직무 등 제대로 파악해야
"지금 도전해 보지 않으면 10년, 20년 뒤에 후회할 것 같은 꿈이 있어 용기 내어 결심했습니다. 적응은 무서운 체념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더 큰 세상에서 더 많이 경험하고, 다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3월 배우 진기주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3년을 다녔던 대기업을 퇴사할 때 선배, 동기들에게 보냈던 메일 내용 중 일부다. 진 씨는 기자, 기업, 모델 등 여러 직업을 거치며 배우로 자리잡았다.
진 씨 사례처럼 이직은 자신의 원래 꿈을 실현하거나,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내리는 일종의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소위 '이직의 기술'이 좋아야, 제대로 된 이직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재직 중에 있는 직장에서도 얼굴 붉히지 않고 웃으며 퇴사하고, 이직한 회사에서도 만족할만한 연봉을 받는 것은 이직하는 직장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금 깎이더라도 이직한 직장인도 36.4% 달해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2021년 일터를 옮긴 직장인 3명 중 1명은 임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한 임금근로자는 11% 수준에 그쳤다.
통계청의 '2021년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일자리를 옮긴 근로자의 62.5%가 임금이 증가했다. 반면 이동한 근로자 중 36.4%는 임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6명은 월급이 깎인 채 일터를 옮겼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 전후 임금 차이는 '25만원 미만' 임금 증가가 17.9%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 근로자가 중소기업으로 간 비율은 56.2%, 중소기업 근로자가 대기업으로 간 비율은 11.1%로 집계됐다.
이렇게 임금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여름 휴가를 맞아 이직 준비를 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최근 남녀 직장인 653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이직을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8월 중 휴가를 떠나겠다고 답한 직장인은 27.4%에 그쳤다.
이직을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43.1%가 '휴가보다 이직이 더 급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여유롭게 이직할 기업을 탐색하고 입사지원하기 위해(23.0%)' '휴가 기간 동안 면접을 보려고(18.1%)' '평소 직장생활 중에는 이직 준비가 눈치 보여서(14.1%)' 등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경력 치밀하게 분석한 뒤 지원해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기업과 밀고 당기기인 '밀당'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의 연줄로 이직을 하면 연봉 협상에서 좋을 수 있다는 등 여러 말이 나온다. 이렇듯 직장인들은 이직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혼란을 겪거나, 준비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주니어급 사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 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는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준비(56%) ▲면접(34%) ▲연봉 협상(8%) 순으로 나타났다.
이직 준비를 해봤다고 밝힌 30대 초반 직장인 최모씨는 "결론은 이직에 실패했다. 내가 가진 (직무) 경력과, 이직하려고 했던 회사에서 요구한 게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회사원 박모씨는 "이직에 성공한 선배를 보면, 좀 운도 따르는 것 같다"면서 "일단 저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해, 언젠가 기회가 오면 한번 이직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기업과 '밀당'을 잘 해야 한다는 등 일종의 처세술이 아닌, 실제로 이직할 때 지원자는 어떤 부분을 제대로 준비해야 할까, 한 기업의 인사관계자는 자신의 경력이나 직무 파악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A 씨는 "축구 선수를 뽑는다고 가정할 때, 수영 선수가 지원하면 당연히 탈락이다"라며 "(지원하는 회사) 직무 정보 분석은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원자 스스로 직무 경력을 써보고, 이직하는 기업과 매칭을 해보면 어느 정도 (합격) 윤곽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연봉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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