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듣고 쓴 IAEA 보고서를 어떻게 믿나?"

김종훈 2023. 7. 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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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0여명 시민들, 외교부 반대편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 반대 집회

[김종훈 기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4차 전국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처리수의 삼중수소 수치는 국제 기준치 이하다. 나도 마실 수 있고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

8일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후 그는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장관을 각각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청사에서 잇달아 만났다.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외교부 건너편에 자리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을 반대하는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4차 집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서울 강북구에서 온 초등학교 5학년 최아무개군도 있었다.

이날 최군은 초등학교 1학년 동생, 엄마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집회에 온 이유'를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최군은 분명한 목소리로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면 지구가 망가지니까요"라고 답했다. 최군의 손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절대 반대'라 적힌 직접 만든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오염수 투기 반대 집회가 열렸다.
ⓒ 김종훈
 
앞서 4일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원전 오염수 안전성 검토 종합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는 "2년간에 걸쳐 평가를 했다"며 "적합성은 확실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한국에 설명하기 위해 7일 밤 방한했다.

그러나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 자신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에 막혀 입국에 진땀을 빼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반대 목소리는 이튿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앞까지 이어졌다.

일본에서 온 정치인의 일갈 "도쿄전력 거짓말 어떻게 믿나"
 
 8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에서 발언하고 있는 핫토리 료이치 일본사회민주당 간사장(전 중의원, 원전제로재생에너지100 의원모임 고문).
ⓒ 정의당 제공
 
이날 집회 현장에는 일본에서 온 핫토리 료이치 일본사회민주당 간사장(전 중의원, 원전제로재생에너지100 의원모임 고문)도 함께했다. 그는 "IAEA는 거짓말쟁이 도쿄전력 말만 듣는다"며 "동일본대지진 직후 도쿄전력 경영진은 초대형 쓰나미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 그런 회사 말만 듣고 쓴 (IAEA) 보고서를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바다는 일본과 한국의 귀중한 재산"이라며 "바다를 핵처리 쓰레기장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우리의 생명과 안정을 위해서 한국과 일본의 시민의 굳게 연대해서 싸워나가자"라고 주장했다.

부안에서 꽃게업을 하는 한 어민도 현장 무대에 올라 "핵오염수가 한번 방류되면 되돌릴 수 없고 막아야만 한다는 절실함 때문에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보당과 함께 일본 도쿄 기시다 총리의 관저 앞에 서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왔다"며 "나라가 하고 정치인이 해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질 않으니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막막해서 한숨만 쉬는 동료 어민들을 위해서라도 뭐라도 계속할 것"이라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정미 "무슨 기준으로 안전 운운?", 용혜인 "국민투표하자"... 민변, 헌법소원 예정
 
 8일 오후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4차 전국행동의 날'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마친 뒤 주한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대사관 앞에 촘촘하게 세워진 경찰 전경버스 사이로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공동행동 현장에선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정당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13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영상을 통해 "IAEA가 방사능 핵종 총량도 다 조사하지 못했는데 무슨 기준으로 안전을 운운하냐"며 "일본 국민들과 야당, 시민사회도 싸우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의지를 모으고 한일 양국 시민들의 여론을 모아서 일본 정부를 압박하면 반드시 막을 수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영상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 72조에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라고 명시됐다"며 "윤 대통령은 검수완박도 국민투표를 하자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야말로 국민투표를 통해 부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성희 진보당 원내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관저 앞에서 찍은 영상을 띄웠다. 강 원내대표는 "(오염수) 투기가 30년 동안 이어진다고 하지만 30년이 될지 40년이 될지 알 수 없다"며 "우리 후대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미래 관계를 위해서라도 총리는 해양 방류 계획을 철회하라"라고 촉구했다.

연단에 오른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건 헌법의 의무"라며 "국민의 생명과 관련해 최소한의 보호조치조차 취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의 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민변은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독자적 방사능환경영향평가 ▲오염수 시찰단 파견 명단 공개 등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오염수 투기를 막기 위해 환경·시민·종교·학부모·급식 등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오후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4차 전국행동의 날'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마친 뒤 주한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집회 말미 참석자들은 IAEA보고서를 상징하는 대형 현수막을 폐기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주한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을 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행동 관계자는 "해양 투기 반대에 동의한 서명자는 모두 32만 8000여 명"이라며 "이를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와 만날 예정이다. 이후 그는 다음 방문국인 뉴질랜드로 이동한다.
 
 촛불행동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부근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 정권 규탄 집회를 열고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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