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 '출정식 경기 역전승' 벨 감독 "경기 진행될수록 강해져…고강도 훈련 효과"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음에도 경기를 치를수록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호주, 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정식 경기를 치른 한국이 아이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5분 네릴리아 몽데지르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으나 후반 5분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통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6분에는 장슬기가 중거리 슈팅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고강도 훈련'을 강조하는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작은 어렵게 했으나 경기를 할수록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점이 고강도 훈련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며 역전승을 거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콜린 벨 감독 기자회견 전문
- 경기 소감
경기 시작이 우리에게 좋지 않았다. 안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4월 이후 실전을 치른 경험이 없다. 아이티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 나왔던 것 같다. 6번(멜시 뒤모네), 22번(로즐로르 보르젤라)이 전방에서 빠르게 공을 주고받는 선수들이란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중 거기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느리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점 상황에서도 그랬다. 추효주 선수를 중앙에 둬 뒤모네 선수를 전담마크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우리가 경기를 컨트롤했다. 후반전엔 잘했다.
-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아이티전을 통해 약점을 찾아 보완하겠다고 했는데, 약점을 찾았는지
빠르게 수비 전환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훈련 때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전반전엔 느렸다. 후반전엔 괜찮았다.
- 파이브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한 이유와 역전 후 그대로 밀어붙인 이유
전반전에 김혜리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발목이 좋지 않아서 하프타임에 교체했다. 교체 투입된 홍혜지 선수가 후반전 잘해줬다. 추효주 선수가 센터백 앞에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파이브백이 유지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장슬기의 역전골 상황에서 장슬기를 제외한 선수들을 전방으로 보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의도한 것인지, 또 장슬기의 원더골에 점수를 준다면
몇 가지 상황을 훈련 때 연습했다. 홍혜지 선수를 상대 팀 포인트 선수 앞에 뒀다. 그렇게 해서 장슬기 선수가 공을 받았을 때 공간이 열려있는 걸 확인하고 슈팅을 때렸다. 그 순간에는 골대를 빗겨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들어가서 너무 좋다. 점수를 매기는 건 여러분들께 맡기겠다.
- 고강도 훈련 효과
이번 주 날씨가 습했는데 고강도 훈련을 많이 했다. 시작은 어렵게 했으나 경기를 할수록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점이 고강도 훈련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
- 추효주 이동을 제외하고 전후반 경기력 차이를 이끈 변화가 있다면
전반전 이후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갔다. 첫 번째는 앞서 말했던 추효주에게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마크하게 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손화연과 최효주에게 한 명이 중앙에 있으면 한 명이 측면에 위치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금민을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또 하프타임 때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 선수에게 '너희들이 경기를 이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 선수들이 경험이 많은 탑플레이어들이기 때문이었다. 이야기한 대로 경기를 잘 이끌어준 덕분에 경기가 잘 풀렸다.
또 한 가지 잊어선 안 되는 게 있다. 조소현 선수는 최근 6개월 동안 뛴 경기가 거의 없다. 한 시즌 동안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 331분 밖에 뛰지 못했다. 지소연 선수는 발목 부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 같은 높은 강도의 경기는 오랜만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가 경기가 진행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만족스럽다.
- 아이티전 가장 큰 소득
빠른 수비 전환의 필요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첫 경기까지 2주 정도 남아있다. 그때까지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 이번 주가 소집 세 번째 주다. 강도가 높은 훈련을 진행한 뒤 경기가 잡혀 있었다. 다행히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팀의 특성을 보여줬다. 끌려가는 경기를 하며 시작이 어려웠지만 뒤집게 됐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널드클라크컵 3경기와 이후 평가전 상대, 월드컵에서 맞붙을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의 공통점은 팀 안에 스피드가 매우 빠른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다. 여자 축구 추세이기도 하다. 빠른 속도, 피지컬 적으로 강한 선수들을 상대했다. 리그에서 경험하지 못했을 정도의 선수들이다. 대비해야 한다.
- 마지막까지 스프린트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회복력 측면에서 오늘 경기 만족도
지금 시기는 대회 전 준비 단계다. 프리시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훈련할 때 최대 강도로 훈련하고 회복할 시간을 부여했다. 세 번째 주 마무리 단계에서 치르는 아이티전에서 힘든 상대를 만날 거라고 예상했다. 훈련에서 고강도 스프린트 훈련을 하며 어느 정도 수치를 달성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했다. 오늘 경기에서 그 효과를 잘 보여준 것 같다. 남은 2주는 선수들을 더욱 날카롭게 만드는 단계가 될 것이다. 오늘 힘들었을 텐데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스럽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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