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전세사기특별법, 피해자 구제는 언제? [취재수첩]
“우리 부부도 곧 구제받을 줄 알았는데 소득 기준이 있다고 해서 또 한 번 절망합니다. ‘특별법’이 하나도 특별할 게 없네요.”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A씨)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피해자’ 인정 사례가 나왔다. 이번에 지원을 받게 될 피해자는 265명. 아직 심사를 기다리는 신청자는 3000명이 넘는다. 피해자 심사 절차 속도가 더디고 지원 가능 조건도 까다로워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세사기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최우선 변제금만큼 무이자 또는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경·공매를 유예해주는 한편 우선매수권을 부여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구입 자금 대출, 취득세 면제 혜택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구제 사각지대가 존재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로 인정받더라도 실제 지원을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더 충족해야 해서다. 기존 전세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려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 피해 보증금은 ‘3억원 이하’라는 기준까지 맞춰야 한다. 그런데 국내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연소득은 6400만원이다(2021년 기준). 맞벌이 부부라면 연소득이 8040만원으로 늘어난다.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54.9%)이 맞벌이 부부다. 체감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소득 요건 탓에) 신혼부부의 1%밖에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건물 전체가 하나의 주소를 사용하는 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 탓에 대출이 제한되는 등 피해자 구제 사각지대가 곳곳에 존재한다.
전세사기 사태는 피해 규모만큼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으로 떠올랐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취지에 맞게 피해자를 구제하려면 피해자로 인정받은 경우에는 각종 자격 요건을 적용받지 않도록 보완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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