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장애 영아' 살해한 아빠·외할머니 구속…법원 "범죄혐의 중대"

친부, '살인 혐의 인정하느냐' 질문에 "죄송하다"
외조모,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묻자 "정말 미안하다"
친부·외조모, 2015년 태어난 아이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숨진 후 인근 야산에 시신 매장
출산 전 유전자 검사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 앓는 사실 미리 알고 범행 공모

경찰이 유기된 영아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친모 몰래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친부와 외조모가 구속됐다. 법원은 이들의 범죄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법 김정운 당직판사는 살인 혐의를 받는 친부 40대 A씨와 외할머니 60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혐의 중대성,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앞서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며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가 아파서 범행한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B씨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말 미안하다"라고 답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찰이 준비한 차량에 올라타 법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3월 아내이자 딸인 친모 C씨가 병원에서 남자아이를 낳자 출산 당일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뒤에는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들이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하루 동안 방치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 등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미리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어 이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A씨는 C씨에게 "아이가 아픈 상태로 태어나 이내 사망했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언급한 장소를 중심으로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