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 급락 없지만 급반등도 없다" [전효성의 집+사람]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최근 건설·부동산 시장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분위기다. 집값은 1년 넘는 하락세를 끊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한편에선 '역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변곡점에 놓인 부동산 시장은 과연 어디로 향할까.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집값이 소폭의 하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금융과 규제 완화로 집값은 하락 폭을 줄일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인 경제 상황과 가계 구매력을 고려할 때 집값의 극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편집자 주.》 Q.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매같은 경우에는 반등이 나왔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고, 실거래가 지수가 오르고 있는 현상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자체가 여전히 높은 축에 속해 있다고 보입니다. 금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규제 완화로 1주택자 시장에 유입된다고 한들 상승 반전을 하기까지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보입니다.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하죠, 작년에 너무 많이 내렸던 부분들이 올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영향이라고 봅니다. 자잿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격 상승이라거나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하반기에 수도권에서는 보합세 정도를 보일 것 같습니다. 반면 지방 시장은 여전히 조금 더 어렵더라고요. 지방 시장은 하락세가 조금 더 이어지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종합적으로 하반기에 수도권은 0.00% 보합세를, 지방은 평균 1.6%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하반기 전세 시장은 어떻나.
"전세 같은 경우에는 사실 상반기에만 평균 6%가 빠져서 굉장히 많이 하락했다고 보입니다. 하반기에는 이 낙폭이 줄어들 것 같은데요,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요, 또 최근에 월세가 너무 빠르게 오르다 보니까 전세자금 대출 이자와 월세를 비교해서 월세에서 전세로 넘어가는 수요가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하락 폭이 줄어드는 것이지 전셋값 역시 상승전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반기에 남아 있는 이런 입주 물량도 적지 않거든요, 결과적으로 하반기에 전국 전셋값은 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결과적으로 집값 연착륙에 성공한 셈인데,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금융의 영향도 있었다고 보나. "특례보금자리론으로 9억원 미만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죠, 생애 최초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주택 구입을 하시면서 9억원 미만으로 들어가셨던 분들이 수요를 이끌었습니다. 거기에 기존에 집을 보유하고 계시던 분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서 집을 구매하시려는 분한테 팔고, 그렇게 연쇄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게 된 거죠. 이런 부분들이 상반기에 최저가 매물을 소진을 시켰고, 바로 위 가격대에 있는 매물들을 어느 정도 소진을 시켜가면서 어느 정도 상승효과가 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실거래가의 상승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Q. 그렇다면 하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 "하반기 이상의 전망을 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특성 자체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반기 정책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당연히 봐야 되고, 내년 총선도 봐야하거든요. 현재 나타나는 경제지표를 통해서 단기적으로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중장기적인 시장을 전망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봅니다."
Q. 전셋값이 가장 높았던 2021년에 맺은 전세계약 만료가 돌아오면서, 올해 하반기에 '역전세 대란'이 있을 거란 전망도 있다. "아파트와 비(非)아파트의 편차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아파트는 뚜렷한 위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렸던 특례 보금자리론 같은 경우에도 세입자한테 돈을 내주기 위한 목적의 대출도 가능하잖아요. 정책 상품에서 어느 정도 막아주고, 그리고 금리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됐으니까 금융 상품의 보조를 받기도 조금 수월해졌고요. 다만,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비 아파트는 전세 수요가 뚝 끊긴데다가 HUG의 전세보증보험까지 가입이 어려워지다 보니까 조금 역전세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Q.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만한 요인들은. "먼저 주택시장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전세보증금 미반환' 이슈가 가장 큰 뇌관이라고 생각은 해요. 하지만 아주 크게 터질 것인가, 어느 정도 무마가 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질문에서는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평가를 합니다.
공급자, 건설업 쪽에서는 아무래도 자금조달, PF가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PF가 지금은 대주단 협약이라거나 이런 것들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게 결국에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서 나중에 분양이 돼서 팔려나가야만 해소가 되는 부분이거든요.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이 돼서 해소가 되면 다행인데, 사실 지금 상황은 자금조달 위험을 이연시킨 상황이거든요. 당장 하반기에 터지지는 않겠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졌을 때 분명히 터질 수 있는 뇌관이라고 보입니다. 하반기보다는 조금 더 중장기, 우리 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봐야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Q. 최근 주택 경기가 꺾이면서 주택 인허가 건수도 많이 줄었다. 향후 공급 감소로 인한 집값 상승 같은 부작용은 없을지. "지금의 인허가가 향후 분양과 착공, 준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래 주택 공급에는 부담이 되는 요소기는 해요.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2~3년 뒤에 시장이 좋아져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야 합니다. 직전 상승기 때는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났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다보니까 특정 지역의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이거든요. 과연 이런 추세가 당장 2~3년 뒤에도 반복이 될 것인가는 다른 문제거든요. 결과적으로 인허가의 감소가 공급의 감소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이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몇년 뒤이기 때문에 그때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고, 공급 부족까지 맞아떨어져서 가격이 폭등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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