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각] 더운 여름 쓸쓸한 감정..박재정, ‘시력’으로 채워본다면

지승훈 2023. 7. 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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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 ‘시력’ 앨범 커버. (사진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뜰 것 같은데 안 뜬 노래 다들 하나씩은 갖고 계시죠. 좋은 노래는 결국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역주행각’은 일간스포츠가 역주행 가능성이 가득한 K팝 곡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한 번 들으면 두 번 듣게 될 그 노래, 알려드립니다.

가수 박재정의 목소리엔 사연이 담겨있다. 그의 첫 발라드곡 ‘시력’에서부터 그 이야기는 시작된다.

박재정의 ‘시력’은 지난 2017년 7월 발매됐다. 현 시점으로부터 6년 전 여름이다. 박재정이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소속이던 당시, 그가 처음 발표했던 첫 발라드 넘버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즈음, ‘시력’에서 들리는 박재정의 목소리는 선선하거나 차가울 정도의 쓸쓸한 감정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음색이다. 노래가 재생되는 3분 만큼은 잠시나마 더움을 가시게 해준다.

이별 후 힘든 상황을 흐릿해진 시력에 비유한 가사와 슬픈 멜로디는 박재정의 목소리를 더욱 감미롭고 절절하게 만든다. 가수 윤종신이 작사에 참여한 만큼 ‘시력’에서는 윤종신 특유의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윤종신이 만든 ‘이별택시’, ‘좋니’ 등 누군가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차분히 읊조리는 듯한 가삿말이 ‘시력’에서도 드러난다. 이에 더해진 중저음의 박재정 보컬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시력’은 리스너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곡이다. 몇 없는 국내 남성 발라더들 사이 꿋꿋하게 노래하고 있는 박재정의 첫 발라드 넘버로, 그만큼 그의 음악 색깔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이다. 박재정을 세상에 알린 곡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력’의 역주행을 바라는 팬들의 반응들은 여전히 줄을 잇는다. “내 댓글은 성지가 되어 반드시 역주행한다. 가자 박재정!”, “가사가 진짜 미쳤다. 역주행 갑시다”, “이 노래가 수년 전 노래라는 게 안 믿김, 이렇게 좋은 노랜데 왜 안 떴지.. 역주행 할 것 같다”, “노래 정말 좋잖아...역주행 가자”라며 곡의 전개를 칭찬하는 반응들로 도배돼 있다. 

노래 속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라는 가삿말. 간단한 글귀지만 결코 쉽게 떠오르지 않는, 감성도 높은 가사 한 줄 한 줄이다. 가수 성시경, 김연우 등 여러 발라드 가수들의 작사를 맡아 흥행에 성공시켰던 윤종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점도 이 곡이 왜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있는 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애절하고 아린 기억쯤은 갖고 있을 터. 연인과 이별 후 겪는 아픔을 시력에 비유한 이 곡은 점점 흐릿해져만 가는 상대에 대한 그리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단 듣는 이들에겐 그의 노래가 계속될수록 그 그리움과 아픔이 더욱 선명해지는 후벼파는 감정들로 물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박재정을 두고 성시경, 김동률을 잇는 발라더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김동률에 가까운 보이스 컬러를 가진 박재정은 여러 방송을 통해 그의 곡을 커버하곤 했다. 그런 박재정을 처음에는 ‘포스트 김동률’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온리 원 박재정’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박재정만의 보컬이 더욱 정립되가고 있다.

물론 ‘시력’은 그가 발라더로서 데뷔해 처음 낸 곡이라 그의 목소리가 정립되기 이전으로 평 받는다. 23살, 순수한 감정으로 가득 찬 박재정의 감정을 엿듣고 싶다면 ‘시력’을 들어보면 어떨까.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고 싶다면 ‘시력’ 뮤직비디오도 추천한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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