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대인지 기억도 안나"…사이드미러 안접힌 차 노린 털이범

사이드미러 안 접힌 차량 털이 50대 징역형
경찰 “차량절도 집중 표적…주의 필요”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은 차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노리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돌며 금품을 훔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재판에서 “100여건 이상 차량을 털었는데 나도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19일 오전 1시 30분경 원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외제승용차의 문을 열고 보관함 내 지갑에서 현금 19만원을 훔치는 등 10차례에 걸쳐 1464만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전에 저지른 절도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2021년 5월 출소한 뒤 다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이드미러가 접혀 있지 않은 차량은 차 문이 잠기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아파트 주차장 등지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기억도 못 할 정도로 많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를 보상할 의사와 여력도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사이드미러를 미처 접어두지 못한 차량, 또는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 창문을 열어두고 주차한 차량은 절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주인이 내리면서 깜박 잊고 문을 잠그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출장 세차를 위해 문을 잠그지 않고 내리는 경우도 많다.

지난 5월에도 전주와 익산, 창원 등지를 돌며 차량의 창문을 부수거나,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를 노리는 등의 수법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금품 8백만원가량을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차량절도 범죄는 열린 창문 틈으로 도구를 삽입해 열거나, 사이드미러가 닫히지 않는 등 문이 열린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주요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량절도 범죄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차량을 주차하고 내릴 때 사이드미러가 접혀 있는지 시정 장치를 반드시 하고, 차량 내에는 표적이 될 수 있는 귀중품 등을 놔두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