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링 소리도..." 공포영화 촬영 현장에서 생긴 '이상한' 일

장혜령 2023. 7. 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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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폐막작 <모두의 노래> 기자 간담회

[장혜령 기자]

       
 영화 <모두의 노래> 기자간담회
ⓒ 장혜령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모두의 노래>가 7월 7일 부천판타스틱큐브에서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었다. <모두의 노래>는 <주온>으로 J 호러의 지평을 연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이다. 일본의 아이돌과 얽힌 사운드 호러로, 30년 전 카세트테이프와 얽힌 도시괴담을 선보였다. 시사회 이후 시미즈 다카시 감독과 호시 토모코 배우가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된 부천이란 도시와 시미즈 감독이 만든 도시 괴담의 현대화가 잘 어울렸다. 7-8년 사이 청소년 영화나 밝고 아기자기한 작품을 해왔는데 최근 후학 양성과 더불어 호러 장르로 돌아와 무척 반가워 초청하게 되었다"라며 "사운드 믹싱이나 CG가 진행 중일 때 영화를 봤지만 확신이 들었다"며 올해 폐막작 선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예전에는 매년 부천을 찾았는데 거의 10년 만에 찾아와서 감회가 새롭다. 많이 변한 것도 있고 그대로인 것도 있었다"라며 오랜만에 부천에 온 소감을 전했다.

한국 작품이나 감독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미드나이트>를 인상적으로 봤고 감독님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호시 토모코는 "한국 활동 제의를 받는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해 보고 싶다"라며 의지를 전했다.
  
 영화 <모두의 노래> 기자간담회
ⓒ 장혜령
 
영화는 일본의 인기 아이돌 '제네레이션즈'의 결성 10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하지만 그룹을 홍보하는 게 아닌 소재와 표현 수위도 자유로운 공포 영화를 만들자는 제의였다고 한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주인공이 가수니까 '소리'를 소재로 했고, 고교 시절인 30년 전 도시괴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된 여자 목소리에 착안해 완성했다"고 기회의도를 밝혔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탐정 '곤다'는 나의 페르소나"라며 "점프 스퀘어를 지양하고 내가 좋아하는 기괴하고 기분 나쁜 요소를 더해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를 전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결말도 해피엔딩보다는 관객이 다시 놀랐으면 좋겠기에 쿠키 영상을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자려고 누웠을 때, 혼자인 경우, 그 장면을 곱씹게 만드는 결말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사나라는 아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
  
 영화 <모두의 노래> 기자간담회
ⓒ 장혜령
 
영화에는 '사나'라는 악의 근원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나는 순수한 악의 결정체로 원한에 의한 복수가 아닌, 악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인물이다. 사나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범죄지만 사나 입장에서는 꿈과 희망을 좇는 과정으로 보일 수 있다.

주인공 사나를 연기한 호시 토모코는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한국방문이 처음인 그녀는 의외로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호시 토모코는 "사나라는 아이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라며 "혹시나 속편이 만들어져 배우가 교체되면 많이 분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호시 토모코는 "아무래도 감독님의 작품에는 전설적인 캐릭터가 등장해서 부담이 상당했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매일 했고 역할 때문에 평소 내지 않는 목소리나 동작을 연습했다"라며 "감독님과 스탭들과 상의하면서 만들어 나갔다"라고 말했다. 다음에는 익살스럽고 신나는 역할이 등장하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영화 <모두의 노래> 기자간담회
ⓒ 장혜령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기존 호러 장르에서는 학원물처럼 시작해서 비참한 일을 겪고 유령이 되어 등장하지만 '모두의 노래'는 엄연히 말하면 비정상적인 행동과 마음을 품은 사이코패스 소녀가 주인공이다"라며 "10대가 진심을 다해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을 뒤틀린 모습으로 표현했다"라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제목인 '모두의 노래'는 일본의 음악 방송 프로그램과 동일하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모두의 노래'라는 프로그램에서 발표되는 곡을 항상 체크할 정도로 좋아하지만 전혀 관련 없다. 우연의 일치다"라며 "영화 제목을 고민하고 있었을 때 조감독의 아이디어로 확정했다. 사나가 수집하는 영혼의 노래 도착점이 어디일까 고민하면서 각본을 수정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포영화 현장에서 이상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호시 토모코는 "멤버들이 춤 연습하는 장면에서 시리가 멋대로 움직였다.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를 반복했고, 어디선가 하울링 소리가 들렸다"라며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영화 <모두의 노래> 포스터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편, <모두의 노래>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주온>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1998년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원안, 각본, 감독으로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한 <주온> 시리즈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일본 감독으로는 최초로 미국 박스 오피스 1위를 달성했으며 최근 '공포의 마을 시리즈' 3부작을 만들었다. 올해는 <모두의 노래>, <기괴도>로 두 작품을 만들었다. 호러 마스터지만 <마녀 배달부 키키>(2014), <더 블루 하츠>(2017>, <호문쿨루스>(2021)을 연출했다. 일본에서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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