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 과체중이 정상보다 오래 사는 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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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는 과체중, 즉 몸이 약간 '후덕'한 사람들이 오히려 '정상'인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 통계 조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의 아슈리 비사리아 연구원은 "인구 통계와 모집단을 활용한 연구들은 결과를 왜곡하는 편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WHO가 과체중으로 분류한 범주가 정상 범주보다 더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BMI가 체지방 분포 등 건강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다른 요소들보다 사망 위험성을 알려주는 지표로서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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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명 표본 조사, 5~7% 사망률 낮아
의학적으로는 과체중, 즉 몸이 약간 '후덕'한 사람들이 오히려 '정상'인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 통계 조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슷한 내용의 기존 연구의 약점을 보완해 '통설'을 '정설'로 굳히게 될지 주목된다.
미국의 과학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는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 소재 러트거스 보건연구소의 대규모 인구 통계 조사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의 수준부터 건강에 위협이 되는지는 불명확하다. 이를 위해 흔히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가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7년 제정한 체질량 지수 분류 기준은 18.5~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같은 기준이 건강, 장수 여부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실을 조사해 보니 과체중인 사람들이 오히려 정상인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약간 더 낮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오래전에 조사한 것이고 사람들이 예전보다 날씬해지고 있으며 참가자들의 인종적 다양성도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9년부터 약 20년간 다양한 인종의 미국 성인 50만명을 대상으로 키와 체중, 생존율을 추적 조사했다. 이 결과 약간 과체중인 사람들, 즉 체질량 지수가 25~27.4인 사람들의 사망위험률은 정상 범위인 22.5~24,9 에 포함된 사람들보다 5% 더 낮았다. 심지어 더 몸무게가 나가 '비만' 직전인 체질량 지수 27.5~29.9인 사람들은 상황이 더 나았다. 사망위험률이 정상군에 비해 7%나 더 낮았다.
이같은 연구들에 대해 착시 현상이라는 비판도 있다. 보통 사람들이 아플 때 체중이 줄어들고, 그런 이들이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를 감안해 통계치에 잡힌 후 2년 내 사망한 사람들은 분석에서 제외했지만 똑같은 패턴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구팀의 아슈리 비사리아 연구원은 "인구 통계와 모집단을 활용한 연구들은 결과를 왜곡하는 편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WHO가 과체중으로 분류한 범주가 정상 범주보다 더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BMI가 체지방 분포 등 건강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다른 요소들보다 사망 위험성을 알려주는 지표로서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플리갈 스탠퍼드대 연구원도 "현재의 과체중ㆍ비만의 기준은 임의적"이라며 "인체가 스스로 깔끔하고 훌륭한 숫자를 만들어내지는 않으며 (사람들이) 25~30이라는 숫자를 선호하도록 하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학협회도 지난 6월 회원들에게 환자들의 적정 체중ㆍ비만 여부를 판단할 때 더 이상 BMI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허리둘레나 다른 건강 수치와 같이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로이 테일러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BMI는 전체 인구 보건을 판단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으로 개인의 건강에 대한 조언 도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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