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정규직 단체 3차 노숙집회 강제해산…올해 첫 일시보관 처분도

서울 도심서 진행된 비정규직 노동단체의 1박2일 노숙 집회를 경찰이 강제 해산했다. 정해진 집회 시간을 넘기고 소음이 발생해 강제 해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노동단체는 평화 시위를 경찰이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공동투쟁)은 전날 오후 8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인도에서 본대회를 열었다. 이후 이날 오전 12시 50여명이 도로 위에서 1박2일 노숙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오후 11시가 지나자 허용된 집회 시간을 넘겼다며 집회 종결 및 강제 해산을 요구했다. 오후 11시52분부터는 해산명령을 내렸다. 오전 12시12분께 누워 있는 집회 참가자들을 일으키는 과정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총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이 노숙 집회를 이어가자 오전 2시7분께 강제 해산을 진행했다. 경찰과 참가자들은 도로에서 인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공동투쟁 측이 허용된 집회 시간을 넘겼고 해산명령을 지키지 않는 등 공권력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공동투쟁이 소음 기준치 65㏈(데시벨)을 넘어섰다며 오후 9시9분부터 10시38분까지 4차례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오후 11시 콘솔 박스 1개와 스피커 1개를 일시보관 조치했다. 이는 올해 첫 일시보관 처분으로 지난해 전국에서 단 한 건의 일시보관 조치만 있었다.

공동투쟁 측은 "경찰이 음향 장치와 주최 측 텐트를 부당하게 가져갔다"며 "위력을 사용해 평화 시위를 방해하고 강제 이동한 장소에서 노숙 집회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공동투쟁의 심야 시간대 집회를 금지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공동투쟁 측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제한 통보서를 보냈다. 경찰이 공동투쟁의 야간 문화제와 노숙 집회를 강제 해산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 5월 25~26일과 지난달 9~10일 공동투쟁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야간 문화제와 노숙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이를 미신고 집회를 이유로 강제 해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