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온 김건희 여사도 활짝 웃었다…'코 없는 코끼리' 만지기[e즐펀한 토크]
원래 코가 이쪽에 있는 거잖아요?”
지난달 13일 오후 1시1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찾은 김건희 여사가 코끼리 조형물을 가리키며 물었다. 높이 3m인 작품 어디에도 코끼리의 코는 표현되지 않아서다. 그는 큐레이터로부터 코가 없는 이유를 들은 뒤 “네네, (원래) 이렇게 (코가) 나와 있어야…”라고 말하며 웃었다.
‘코 없는 코끼리’는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대표작 중 하나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청각·촉각·후각을 통해 느낀 코끼리 모습을 엄정순 작가가 조형물로 재해석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화에서 착안한 작품은 사회의 편견과 결핍을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편견과 결핍 ‘화두’
김 여사의 비엔날레 방문은 광주시의 초청을 받아 이뤄졌다. 강 시장이 지난 3월 “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김 여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온 국민과 세계인이 하나될 수 있는 세계적인 미술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세계의 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테마로 한 행사에는 지난 6일까지 46만7000여명이 다녀갔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측은 폐막일까지 당초 목표(47만명)를 웃도는 48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본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17일 전시장을 찾았다. 전직 대통령이 광주비엔날레를 방문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문 전 대통령은 전시관을 둘러본 후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만의 비엔날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세계의 비엔날레”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후 비엔날레…저항·공존·연대 제안
이숙경 예술감독이 기획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도가(道家) 근본을 담은 『도덕경(道德經)』에서 따왔다. 물의 회복·순환성을 테마로 지구를 저항과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은 지난달 유럽의 명문 미술관인 맨체스터대학 휘트워스미술관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1년 뒤 또 비엔날레…‘창설 30주년 전(展)’
광주에서는 그간 짝수 해마다 비엔날레를 치렀으나 제14회 행사가 코로나19 여파로 1년 늦춰졌다. 내년 비엔날레는 짝수해에 치러지는 격년제 행사가 본궤도를 되찾는 의미도 있다.
“서편제, 내년 비엔날레의 중요한 이미지”
부리오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1993)를 보여주며 “내년 행사의 중요한 이미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달 후 디자인비엔날레는 ‘마중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물이 흐르듯 차분한 전시를 통해 국내외의 호평을 받은 올해 행사는 인근의 식당과 카페 등 상권 활성화에도 큰 시너지효과를 냈다”며 “내년 비엔날레는 인류 문명사의 담론을 깊이 있게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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