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일 1% 수익’ 약속하더니…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이트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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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발생하면 바로 개인 통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누가 안 믿겠습니까." 매일 투자금의 1~2%를 수익금으로 쌓아준 신재생에너지 플랫폼에 투자했던 50대 A씨의 말이다.
A씨는 반신반의하며 20만원으로 단기 상품에 가입했다가 약속한 수익금을 돌려받자 300만원까지 올려 재투자했다.
올해 초 가짜 경제학 박사를 내세운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기 민원만 금융감독원에 40건 가까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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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투자 빙자한 유사수신 급증
“수익이 발생하면 바로 개인 통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누가 안 믿겠습니까.” 매일 투자금의 1~2%를 수익금으로 쌓아준 신재생에너지 플랫폼에 투자했던 50대 A씨의 말이다. A씨는 반신반의하며 20만원으로 단기 상품에 가입했다가 약속한 수익금을 돌려받자 300만원까지 올려 재투자했다. 456% 수익률을 기대하며 1년 만기 상품에 가입했는데 보름 뒤 웹사이트가 돌연 폐쇄됐다.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제공하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뺏은 일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시작은 이들이 사용한 대포통장이었다. 보이스피싱에도 사용된 통장으로 투자금을 받으며 경찰에 꼬리가 잡히자 지난 5월 초 투자금을 들고 잠적했다.
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한국 협력사를 사칭한 이엔지윈드는 지난해 10월부터 풍력발전 설비와 펀드 투자 등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4월 말까지도 ‘2+1 이벤트’, ‘고이율 펀드 한정판매’ 등 투자자들의 환심을 살만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말 0.75~1.60% 수준으로 제시하던 일일 수익률도 잠적 직전 2%대까지 올렸다.
믿기 어려운 고수익 상품이었지만 초기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과 원금을 돌려주며 입소문을 냈다. 또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면 소개자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늘렸다. 최소 투자금은 상품별로 20만원에서 100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최소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 기간이 긴 설비 투자의 경우 이자가 쌓일 때마다 수시로 출금할 수 있도록 해 의심을 피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진위 확인이 쉽지 않은 점을 노리고 글로벌 기업의 협력사임을 내세웠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회사 중 하나인 GE와의 업무협약서를 위조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부천시에서 개업식도 진행했다. 블로그 인플루언서 홍보글과 버스 래핑 광고도 이들이 정식 투자업체로 보이게 만든 수단이다. 이들은 또 17만여명의 투자자가 9200만 달러(약 1200억원 규모)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웹사이트가 폐쇄된 후에야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임을 알아챈 투자자들은 단체 고소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7일 이엔지엔드 대표 표모씨 등 2명의 사기 혐의 등을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표씨는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국외에 적을 둔 핵심 운영자에 대해서도 인터폴 수배 예정이다. 약 10명의 고소인이 신고한 피해액은 2억원을 웃돈다. 경찰은 실제 피해규모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신재생에너지를 앞세운 투자 사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초 가짜 경제학 박사를 내세운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기 민원만 금융감독원에 40건 가까이 접수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비슷한 유형의 유사수신, 불법다단계 검거 건수도 재작년 427건에서 지난해 626건으로 1년 새 47%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금보장과 함께 단기간 고수익을 약속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며 “생소한 분야의 투자를 유도할 경우 도용을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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