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배 과포화, 온난화 부른다"…북극 지하수가 뿜는 이 가스
지구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곳곳에 맨땅이 드러나고 있다.
'얼음 뚜껑'이 사라진 곳에서는 지하수가 샘 솟는다.
이 지하수 샘물이 땅속에 쌓여 있는 메탄의 대량 배출 통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온실효과가 큰 기체다.
온난화가 더 심한 온난화를 부르는 '양의 되먹임(feedback)' 현상이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웨스턴 노르웨이 응용과학대학,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등 연구팀은 북극 스발바르 여러 섬에서 채집한 지하수에서 메탄 농도를 분석한 논문을 최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저널에 발표했다.
60만 배 과포화된 샘물도
그 결과, 대기와 평형 상태에 있는 것보다 최대 60만 배가 넘는 과포화 상태, 고농도 메탄이 검출됐다.
물속 메탄 농도가 4nM(나노몰)이면 대기와 물 사이에서 평형상태가 이뤄지는데, 최대 257만 nM 농도까지 검출된 것이다.
전체 평균 농도는 14만6000 nM (중앙값은 1250nM)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4nM 이상의 과도한 메탄이 녹아있으면, 물에서 메탄가스가 배출되기 시작한다"며 "1곳을 제외한 모든 샘물의 메탄 농도가 4nM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빙하가 후퇴한(녹아서 원래 위치보다 물러난) 지역의 샘물이 북극 대기에 메탄을 배출하는 공급원이라는 것이다.
온난화가 '얼음 봉인' 해제
이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채굴과 관련해 인위적으로 배출하는 메탄의 8%에 해당한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연평균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5~7배, 북극의 다른 지역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1936년 이후 스발바르 빙하의 부피가 30% 감소했고, 빙하 면적도 약 10.4% 감소했다.
연구팀은 "빙하와 영구동토층 아래에 봉인되었던 지하수가 메탄에 새로운 배출구를 제공하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지하수 속에 존재하는 메탄은 땅속에 있는 '불타는 얼음'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녹아들거나, 땅속 유기물을 미생물이 혐기성 상태에서 분해할 때 생성된 것이다.
땅속 깊은 곳에 차 있던 메탄이 지하수를 타고 표면으로 올라온 것일 수도 있다.
북극해 밑에서도 벌어져
연구팀은 "북극 메탄이 전체 지구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면 북극 전체를 대상으로 메탄 배출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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