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코카인 나왔다…재선 노리는 바이든의 치명적 복병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헌터 리스크'가 또 떠올랐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2) 이야기다. 헌터는 지난달 20일 마약·탈세·총기 불법보유 등 혐의로 기소된 데다, 사생활 문제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이 때문에 81세라는 고령과 아들 헌터의 행보가 바이든의 재선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은 헌터에게 관심이 쏠릴수록 바이든의 재선 가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서 발견된 코카인…언론에 또 소환
헌터는 최근 언론에 또 한 번 소환됐다. 지난 2일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코카인이 발견되면서다. 웨스트윙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이 모여있는 공간으로 대통령과 영부인이 거주하는 관저와도 붙어있다.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매체들은, 헌터가 2018년 크랙 코카인을 흡입한 이력이 있는 점을 들며 관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곧장 "코카인 발견 당시 바이든 가족은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공화당 대권 주자들은 비판에 가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코카인이) 헌터·조 바이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냐"고 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주지사 집에선 그런 물건(마약)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픈 손가락이자 몇 안 되는 생존 혈육
바이든에게 헌터는 일견 골칫거리로 보이지만, 아픈 손가락에 더 가깝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경험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1972년 바이든 대통령의 첫 번째 부인인 닐리아와 당시 1세였던 딸 나오미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을 사러 가던 길에 난 사고였다. 함께 차를 타고 있던 헌터와 형 보만 목숨을 건졌다.
형 보 바이든은 아버지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장남이었다.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시라큐즈 법률종합대를 나왔고, 검사로 일하다가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직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보를 '바이든 2.0'이라고 부르곤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 후계자로 여기며 훗날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었던 장남은, 2015년 46세 나이에 뇌암으로 사망했다. 슬픔에 잠긴 바이든은 이듬해 대선 도전까지 포기했다. 바이든으로선 헌터가 첫 부인과 이룬 가정에서 유일하게 남은 혈육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헌터를 감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헌터가 부인과 별거하던 중 미망인인 형수 할리 바이든과 연애를 해 논란이 됐을 때도 "두 사람이 슬픔을 딛고 서로를 찾은 것은 모두에게 행운"이라며 두둔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인공지능(AI) 행사에서 헌터의 기소와 관련된 질문에도 "난 내 아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내년 美 대선, '사법 리스크' 싸움 전망
헌터가 아버지를 위해 택한 첫 전략은 검찰과의 플리바게닝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법무부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낮은 형량을 선고 받겠다는 의도다. WP는 "이로써 백악관에 부담이 될 긴 법정 다툼은 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바이든의 유력 상대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기밀문서를 빼돌려 자택에 불법 보관한 혐의로 기소돼, 내년 미 대선은 '헌터 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싸움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NYT는 "바이든 측은 (헌터에 대한 관심을 분산하기 위해) 트럼프의 도덕적·윤리적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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