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경 여행기’ 이종필 감독 “재밌고 소소한 작품 꿈꿔왔다”

임세정 2023. 7. 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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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경 여행기'를 본 동료 감독들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런 거 해도 되느냐'고 내게 물었다. 소위 상업영화를 만들고 입봉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작 투자를 받기 위해 '악당은 더 세야 돼' '한 명 죽는 걸론 부족해' 같은 고민을 한다."

이 감독은 "그 동안 상업영화를 만들어 왔지만 '박하경 여행기'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재밌고 소소한 작품을 꿈꿔왔다"며 "개개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특별한 것 없고 뻔하다. 일하다 집에 가서 씻고 눕고 스마트폰 뒤적거리는 행동을 반복하지만 그 안에서 미칠 것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걸 다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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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조용·담백한 연출 선보여
에피소드 8개 중 자신의 경험도
이나영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 이 감독은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며 “이렇게 재밌고 소소한 작품을 꿈꿔왔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이번 작품으로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웨이브·더램프 제공


“‘박하경 여행기’를 본 동료 감독들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런 거 해도 되느냐’고 내게 물었다. 소위 상업영화를 만들고 입봉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작 투자를 받기 위해 ‘악당은 더 세야 돼’ ‘한 명 죽는 걸론 부족해’ 같은 고민을 한다.”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로 돌아온 이종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영화 ‘탈주’(2022),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도리화가’(2015) 등을 만든 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느리고 조용하고 담백한 연출을 선보였다.

‘박하경 여행기’는 주인공인 고등학교 교사 박하경(이나영)이 일주일에 단 하루 토요일에 당일치기로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겪는 일을 담은 힐링물이다.

이 감독은 “그 동안 상업영화를 만들어 왔지만 ‘박하경 여행기’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재밌고 소소한 작품을 꿈꿔왔다”며 “개개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특별한 것 없고 뻔하다. 일하다 집에 가서 씻고 눕고 스마트폰 뒤적거리는 행동을 반복하지만 그 안에서 미칠 것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걸 다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극적이지 않다고 해서 보는 사람의 오감을 건드리지 않는 건 아니다. 박하경은 전국 각지를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미처 알지 못했던 풍경을 목격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이 감독은 “주인공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별 거 없네’라고 생각할 수도, 누군가는 ‘이나영이 울고 있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들어진 이야기’같이 만들고 싶지 않았다”면서 “촬영할 때도 ‘배우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정해두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했으면 했다. 감정의 결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여덟 개의 에피소드 중엔 이 감독의 경험이 녹아있는 것도 있다. 박하경이 군산 여행에서 옛 제자를 만나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내용이다. 오래 전 이 감독이 영화학교에서 잠시 강의하던 시절 학생에 대한 이야기다.

이 감독은 “난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본인이 시나리오를 썼을 때 내가 유일하게 응원해줬다는 얘길 한참 뒤에 전해들었다. 죄책감이 들었다”며 “그 때 느낀 감정들을 가지고 작업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을 한예리 배우가 맡았다. 한예리는 공교롭게도 내 졸업 작품의 주인공이었기에 이번 작업이 애틋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돌이켰다.


‘박하경 여행기’는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선우정아 구교환 한예리 서현우 길해연 박인환 심은경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한 배우들이 매 회차에 출연했다. 이나영은 이번 작품으로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이 감독은 박하경을 연기할 배우로 처음부터 이나영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어떤 특별한 이유로 이나영을 캐스팅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작가와 드라마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배우는 이나영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이나영이 연기하면 지칠 땐 확 가라앉고 좋을 땐 방긋 웃는 게 아니라 지칠 때도 많이 처지지 않고 좋을 때도 미소만 살짝 보일 것 같았다. 그런 미묘함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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