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표현한 5·18 광주의 숭고한 희생 ‘디바인(DIVINE)’

장지영 2023. 7. 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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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발레단이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컨템포러리 발레(테크닉은 발레지만 움직임이 자유로운 발레)로 그려낸다.

'디바인'의 안무가는 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주재만(51). 주재만은 1996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바뇰레 국제무용축제에서 최고 무용수상을 수상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컴플렉션즈 컨템포러리발레단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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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광주문예회관에서 열려
“전쟁 등에 경각심을 주길 바라”
광주시립발레단 단원들이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컨템포러리 발레 ‘디바인(DIVINE)’을 연습하고 있다. 안무가 주재만은 “‘디바인’은 5·18에 대한 수많은 감정을 음악에 맞춰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광주시립발레단이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컨템포러리 발레(테크닉은 발레지만 움직임이 자유로운 발레)로 그려낸다. 바로 오는 14~15일 광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주재만 안무 ‘디바인(DIVINE)’이다. ‘숭고한, 신성한, 천상의’라는 뜻을 지닌 ‘DIVINE’은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광주 시민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는 제목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앞서 2020~2022년 광주민주화항쟁을 소재로 한 스토리 발레 ‘오월바람’을 무대에 올렸다. 다만 이 작품은 원래 안무가 문병남의 M발레단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에서 선보인 것으로 광주시립발레단의 고유 레퍼토리는 아니다. 오랫동안 차별화된 레퍼토리 제작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던 광주시립발레단이 이번에 5·18 정신을 계승하고 세계적 보편성을 가진 작품 개발에 나선 결과가 바로 ‘디바인’이다.

안무가 주재만


‘디바인’의 안무가는 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주재만(51). 주재만은 1996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바뇰레 국제무용축제에서 최고 무용수상을 수상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컴플렉션즈 컨템포러리발레단에 입단했다. 1994년 창단된 컴플렉션즈 컨템포러리발레단은 다양한 인종의 무용수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고난도 테크닉에 기반한 움직임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무용수를 거쳐 안무가로 역량을 발휘한 그는 2009년 권위 있는 미국 프린세스 그레이스 재단 안무가상을 받았다. 현재 컴플렉션즈 컨템포러리발레단의 전임안무가이자 발레마스터인 그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포인트파크대학에 종신교수로 임명됐다.

주재만이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와이즈발레단 초청으로 2018년 ‘인터메조(Intermezzo)’와 2021년 ‘비타(VITA)’를 안무하면서부터다. 특히 환경파괴 문제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춤으로 풀어낸 ‘비타’는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 컨템포러리 발레에 단비와 같은 신선한 자극을 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역 공연장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박경숙 예술감독은 “‘비타’에서 주재만 씨의 안무 역량을 확인하고 우리 발레단과의 협업을 제안했다. 이번에 처음 함께하는 ‘디바인’ 역시 컨템포러리 발레의 매력을 잘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출신인 주재만에게도 ‘디바인’을 안무하는 것이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어린 나이였지만 5·18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이 겁에 질린 채 이불로 창문을 막던 모습이나 골목을 뛰어가는 사람들의 다급한 발소리 등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그때는 어려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광주의 아픔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자유(Freedom)’-‘어둠을 벗어나(Out of the darkness)’-‘숭고한 사람들(The Divine Human Beings)’의 3장으로 구성돼 있다.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폭력과 불의에 맞선 시민들의 분노와 고통, 희생과 용서, 치유의 과정을 원초적 몸짓으로 펼쳐나간다. 주재만은 “‘디바인’은 5·18에 대한 수많은 감정을 음악에 맞춰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말로는 다 전해지지 않을 감정을 인간의 정직한 신체 언어인 춤으로 드러내고자 했다”면서 “아직도 많은 분이 그날의 아픔과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작품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인권 탄압, 혐오와 차별 등에 대한 경각심을 주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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