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이 휩쓰는 여름 보양 식탁… 옛날엔 달랐다

이지형 객원기자 2023. 7. 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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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건강식을 '복날 음식'이란 말로 축약하곤 한다.

일품, 이품, 삼품으로 등급을 구분했는데, 삼품은 말 많은 보신탕이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상투어로 장안을 떠돌았다.

민어 말고도 영양 좋은 모든 식재료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어린이 성장발육 촉진, 노화 방지, 피부 탄력 유지에 효과적이란 자랑도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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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여름 건강식을 ‘복날 음식’이란 말로 축약하곤 한다. 복날 특별식 자리는 요즘 삼계탕이 휩쓸지만, 예전엔 달랐다. 일품, 이품, 삼품으로 등급을 구분했는데, 삼품은 말 많은 보신탕이다. 조선시대의 구분이니 논쟁은 참기로 하고, 이품은 어떤 음식일까. 도미찜을 이품으로 쳤다. 일품은 어떤 음식일까. 장어일까, 아니면 요즘처럼 삼(蔘)을 가미한 닭찜 정도일까? 정답은 민어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상투어로 장안을 떠돌았다.

◇민어 제철이 6~7월인 이유
민어의 영양이 어떻길래 ‘복날의 일품’ 대접을 받았을까. 민어엔 단백질, 인이 풍부한데 지방이 적어 소화 흡수가 빠른 것으로 돼 있다. 라이신, 류신과 같은 필수아미노산과 함황아미노산이 많아 면역력 향상에도 좋다고 한다. 환자의 기력 회복을 돕기 위해서도 민어를 찾았다. 민어 말고도 영양 좋은 모든 식재료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어린이 성장발육 촉진, 노화 방지, 피부 탄력 유지에 효과적이란 자랑도 따라다닌다.

‘제철 생선’이라 할 때 제철은 산란기를 기준으로 따진다. 산란을 위해 생선들이 스스로 몸을 보양할 테니, 산란기 직전이 풍미도 좋을 수밖에 없다. 민어의 경우, 늦여름에 산란한다. 그러니 6~7월이 제철이다. 그래서 ‘여름 민어’ 얘기가 나온다. 순전히 사람 관점에서 하는 얘기들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여름 특수를 누리는 생선이다 보니, 민어 아닌 생선을 민어로 속여 파는 일도 생긴다.

◇여름엔 ‘짝퉁 민어’ 경고 나오기도
2년 전엔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짜 민어 구분법을 알리기도 했다. 일단 민어 생김새의 특성은 머리에 비해 눈이 크다는 것이다.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붉은색을 띤다. 사람이 보기에 길쭉하다는 느낌인데, 대개 60~90cm 길이다. 식약처가 지목한 ‘짝퉁’ 후보군은 큰민어, 영상가이 석태, 점성어(홍민어)다. 큰민어는 생긴 건 비슷하지만 훨씬 크고 몸통 옆으로 흰색 점이 있다. 영상가이 석태는 상대적으로 눈이 작은 편이고, 점성어는 배가 희고 옆줄이 뚜렷하다.

어류에 관한 묘사로는 조선 후기 어류의 달인 정약전을 따라갈 수 없다. ‘자산어보’는 민어의 생김새와 맛과 활용을 이렇게 묘사한다.

“몸은 약간 둥글며 빛깔은 황백색이고 등은 청흑색이다. 비늘이 크고 입이 크다. 맛은 담담하고 좋다. 날 것이나 익힌 것이나 모두 좋고 말린 것은 더욱 몸에 좋다. 부레로는 아교를 만든다. 젓갈이나 어포가 모두 맛이 있다.”

묘사만 보면 식약처의 민어와 자산어보의 민어를 같은 생선으로 볼 수 있나 싶다. 어쨌거나 민어 부레의 접착력은 정평이 났던 모양이다. 조선 때 무언가 만드는 전국 장인(공장, 工匠)들이 사용하는 아교가 죄다 민어의 부레였다는 기록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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