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변수→긴급 호출→4이닝 2실점 호투…KIA 3연승 이끈 김재열의 '인생투'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갑작스러운 호출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김재열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말 그대로 김재열의 '인생경기'였다.

KIA는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6-2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성적 33승1무38패(0.465)를 마크했다. 3연승을 달린 8위 KT는 7위 KT와의 승차를 완전히 지웠다.

KIA의 경기 초반 흐름은 순탄치 않았다. 1회말 2사 3루에서 KIA 김건국이 던진 공이 박병호의 머리로 향했고, 심판진이 모여 합의한 끝에 몸에 맞는 볼로 판정을 내리면서 김건국에게 '헤드샷 퇴장'을 선언했다. 예상치 못했던 선발의 1회 교체에 KIA는 황급히 김재열을 호출해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채 몸을 풀 시간도 없었던 김재열은 마운드에 올라온 뒤 공 몇 개를 던지면서 몸에 열을 냈다. 2사 1·3루였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김재열은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한숨을 돌렸다.

2회 이후에도 마운드를 지킨 김재열은 2회말 장준원의 1타점 적시타, 3회말 배정대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헌납했으나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4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긴 김재열은 5회말에도 등판, 2사 1루까지 투구한 뒤 윤중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80구를 던진 김재열의 최종 성적은 4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 그는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2021년 6월 16일 광주 SSG 랜더스전 3⅔이닝) 및 투구수(2021년 6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4구)를 소화했다. 직구(38개)와 슬라이더(30개) 위주로 던졌고, 커브(10개)와 포크볼(2개)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록 승리를 챙긴 투수는 최지민이었지만, 김재열의 호투가 아니었다면 경기가 KT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종국 KIA 감독 역시 "선발투수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어려운 상황에서 김재열이 4이닝을 정말 잘 막아주면서 오늘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