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 지우개 없앤다…치매치료 새 시대 연 이 약의 경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에자이(일본)·바이오젠(미국) 제약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
CNN·로이터 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치료 약이 FDA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다만,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환자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미국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600여만 명 중 약 6분의 1에 해당할 것으로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신경과 전문의 로런스 호니그 박사는 추산했다.
호니그 박사에 따르면 상당히 진행된 치매 환자는 레켐비가 도움이 되지 않고 안전성 위험이 높을 수 있다. 레켐비가 도움이 될 수 있는 환자의 경우도 완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레켐비 임상시험을 시행한 클리블랜드병원의 바박 토우시 박사도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거나 시간을 되돌리는 게 아니라 진전 속도를 늦추는 약"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치매 치료의 새 시대를 연 레켐비로 인해 보다 효과가 큰 치료제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비정상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의 끈적한 침전물을 제거하도록 설계된 항체다. 임상시험에서 초기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27%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2주에 한 번 정맥 주사로 투여하며, 미국 기준 정가는 연간 2만6500달러(약 3500만원)다. 의료보험 적용과 관련해 미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는 "FDA의 결정으로 약의 효과에 대한 자료를 계속 수집하면서 이 약을 폭넓게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켐비는 심각한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참가 환자의 약 13%가 뇌부종 또는 뇌출혈을 겪었다. 이런 부작용 위험은 치매 위험이 높은 변이유전자 APOE4를 가졌거나 항응고제를 투여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더 클 수 있다.
이에 따라 FDA는 이러한 부작용을 설명하는 경고문을 레켐비 라벨에 표기하도록 했다. 뇌부종과 뇌출혈 가능성이 있어 환자를 관찰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가 강력히 권고된다는 내용도 라벨 경고문에 포함됐다.
에자이의 나이토 하루오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에서도 오는 9월 말 승인을 목표로 레켐비에 대한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자이는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 유럽연합(EU), 중국, 캐나다, 영국에서도 레켐비 승인을 모색하고 있으며, 시장에 출시되면 3년 내 10만여명이 이 약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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