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교수, '대법관 후보 총 18억 로펌 의견서' 공개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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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권영준 후보자의 로펌 의뢰 법률 의견서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신분인 권 후보자는 최근 5년간 로펌의 의뢰를 받아 법률 의견서 총 38건을 제출하고 보수로 약 18억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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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 기자]
▲ 권영준 대법관 후보 |
ⓒ 대법원제공 |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권영준 후보자의 로펌 의뢰 법률 의견서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정의당, 7일 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도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신분인 권 후보자는 최근 5년간 로펌의 의뢰를 받아 법률 의견서 총 38건을 제출하고 보수로 약 18억원을 받았다. 건당 적게는 1천만 원, 많게는 5천만 원이었다. 의견서 38건 중 20여 건은 국제중재, 17건은 국내소송 건이었다.
7일 민주당은 좀더 구체적으로 어느 로펌인지를 밝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30건에 9억4651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태평양이 13건에 3억6260만원, 세종이 11건 2억4000만 원이었다. 이어 피터앤킴 5건 1억3500만 원, 율촌 2건 8150만 원이었고, 한결과 바른이 각 1건씩이었다. 거의 모두 내로라 하는 국내 대형 로펌들이다.
민주당 인사청문회 위원들은 "대형 로펌의 의뢰를 받아 직접 작성한 고액의 법률 의견서는, 앞으로 대법원에서 더욱 자주 대형 로펌을 마주하게 될 권영준 후보자의 공정성과 균형감을 의심하게 만들고, 전관예우와 후관예우 우려를 더욱 짙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우선 이런 일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은 대체로 이런 것이다. ① 로펌에서 특정 사건을 처리하는 데 사건의 승패를 좌우하는 법률문제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문제에 대해 특별한 선례가 없다. ② 로펌은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서 권위 있는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분야 전문가인 어느 교수를 찾아냈다. ③ 로펌은 그 교수에게 법적 문제에 대해 로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의견서 작성을 의뢰한다. ④ 그 교수는 돈을 받고 로펌이 원하는 의견서를 써주고, 로펌은 그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박 교수는 "로펌이 의뢰한 의견서는 위의 메커니즘으로 작성되는 의견서이기 때문에 전문가라 할지라도 로펌의 입장에 맞출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로펌이 거액의 돈까지 주면서 불리한 의견서 작성을 의뢰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상황을 이해한다면 로스쿨 교수가 특정 로펌의 의뢰에 따라 의견서를 작성하고 돈을 받는 것은 일종의 영리 행위"라며 "후보자가 변호사로서 써준 것이 아니고 특정 로스쿨의 교수 이름으로 의견서를 써주고 돈을 받았다면 영리행위를 금하는 관련 법률(이번 건은 서울대법 제15조)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자 측은 장 의원실에 "보수의 많은 부분은 국제중재 절차 전문가 증인 활동에 의한 것"이라며 보수 규모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로펌의 의견서와 증언 요청이 있더라도 후보자의 학술적 견해와 일치하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수락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993년 사법시험(35회)에 수석으로 합격해 99년 판사로 임관한 권 후보자는 2006년 법복을 벗고 서울대 법대 교수로 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김명수 대법원장에 의해 대법관 후보자 중 한명으로 추천됐고(나머지 한명은 서경환 후보자), 오는 11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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