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혜 노선, 2년 전 민주당 요구? 원희룡의 물타기
[이경태 기자]
▲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소통관에서 브리핑 하던 중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고 밝히고 있다. |
ⓒ 남소연 |
▲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요약문 상 자료. 지도상 빨간색인 '대안1'의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 지도상 검은색인 '대안2'는 2021년 4월 예타 통과 당시의 노선이다. |
ⓒ 국토교통부 |
국힘과 원 장관 주장의 핵심 내용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평군수와 지역위원장이 2021년부터 현재 종점 변경안의 강하IC 설치를 요구하면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마친 원안 변경을 원했으면서 이제 와 김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속 양평군수와 지역위원장이 (2021년 5월) 당정협의라는 걸 연다. 그때 나온 예타안(기존 노선)에 반대하면서 강하IC를 설치하도록 노력하고 중앙정부를 움직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지역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를) 낸다"며 "현재 문제되는 (종점 변경)안 하고 당시 민주당에서 '지역 숙원 사업을 위한 국민을 위한 노력'이라고 해서 내놓은 안과 다를 게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마찬가지 논리를 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것이야말로 가짜뉴스'라고 맞받고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서 양평군 관내를 진·출입할 수 있는 IC 설치를 요구했다고 해서, 지금처럼 종점을 강상면으로 바꾼 노선을 주장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 발언대에 선 최재관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가운데)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표 관련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및 국토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최인호 의원. |
ⓒ 남소연 |
원 장관과 국민의힘의 주장은 2021년 5월 13일 지역언론 <바로끄뉴스>의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강하IC 설치 노력', 최재관 민주당 지역위원장 정동균 양평군수와 당정협의" 보도(바로가기 http://www.baccro.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84)를 근거로 한 주장들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당정협의회 여러가지 내용 중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강하IC 설치도 하나의 내용으로 소개됐다. 여기에는 강하IC의 구체적인 위치나 이를 위한 노선 변경 등은 제기돼 있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이날(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2년 전에는 (강상면 종점인) 변경안이 아예 없었고 (양서면 종점) 원안밖에 없을 때"라면서 본인과 정동균 당시 군수의 협의의 전제조건은 기존 노선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원 장관이 주장한 것과 달리 현 종점 변경안의 '강하IC'와 다른 위치의 '강하IC' 설치를 희망했고 노선 전체를 변경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의 이러한 설명은 2021년 5월 21일 보도된 정동균 전 군수의 <양평시민의소리> 인터뷰(바로가기 https://www.yp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54)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정동균 전 군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가 있어야 한다. 당초 안이 신원역과 국수역 사이인데, 저희가 주목하는 건 (양평군 양서면) 국수리다"고 밝혔다. 또한 "IC를 어디에 붙이는 건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라 기존 원안을 두고 지역주민·전문가 공청회, 국토교통부 사전 조사와 맞물려 진행해야 한다"며 "우리가 노선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리면 이 사업 자체가 안 되는 거"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현재 강상면을 종점으로 바꾼 변경안의 '강하IC'는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에 위치해 있다. 정 전 군수가 양평군 관내 IC 설치 장소를 양평군 양서면 국수리로 제시한 것과는 차이가 큰 셈.
정 전 군수의 제안대로라면 예타를 통과한 원안 노선 역시 크게 틀어질 이유가 없다. 게다가 정 전 군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기존 원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의 2020년 총선 당시 공약집. 강하면 지역공약 부분에 <고속도로 강하IC 추진>이라 적혀있다. |
ⓒ 김두관 의원실 제공 |
결국, 원 장관 등은 양서면 국수리에 강하면으로 진·출입할 수 있는 IC를 설치하자는 주장을 마치 강하면 지역에 IC를 설치하자는 주장으로 '비약'시킨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원희룡 장관을 겨냥해 "가짜뉴스 유포 그만하고, 사전에 사업 백지화를 재가받았는지나 밝히라"고 요구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주무장관이라는 사람이 국책 사업에 대해서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다"며 "2년 전에는 변경안 자체가 없었다. 그리고 당시 당정협의를 거쳐 설치하고자 했던 나들목은 강하면 방면이었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현 변경안의 강하IC는 지난 5월 의원직을 상실한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총선 공약이었다고 지적했다. 즉, 민주당의 요구가 아닌 국민의힘의 요구였단 반박이었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변경된 노선을 민주당이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선거공보물에 '강하면 지역' 공약으로 <강하IC 추진>을 공약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2022년 10월 한국도로공사 대상 국토위 국정감사 때 '특히 나들목(IC) 설치 지점으로 양평의 강하면 인근에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한다'는 서면질의서를 보낸 바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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