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맛있게 보관하는 방법

이훈보 2023. 7. 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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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냉동한다고?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다보니 로스터가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섞어 커피를 내립니다. <기자말>

[이훈보 기자]

 하늘
ⓒ 언스플래쉬
지난 글에서는 커피에 필연적인 가스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커피가 품고 있는 가스가 맛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갓 볶은 커피부터 봉투에 남은 마지막 한 알까지 커피의 맛이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럼 이제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커피의 맛이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입한 커피의 가스를 어떻게 다루어야 매번 움직이는 커피를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커피를 구입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의외로 구입하는 커피의 맛이 아니라 보관에 관한 질문입니다.

언제나 맛있게 드시기를 바라며

열어서 전부를 다 먹는 것이 아니니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시중에서 기본적으로 유통되는 200g의 원두는 한 잔에 20g을 사용한다면 10잔 분량의 커피인 셈입니다. 둘이 마시는 경우 보통 30g 가량을 사용하니 6번을 마시고 1인분이 남고 가정용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보통 9g의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200g을 넣으면 22잔 정도를 마실 수 있습니다.

절대 적은 양이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매일 맛을 바꿔가면서 마시거나 드물게 커피를 마시는 분들에게 200g의 커피는 더 크게 다가오겠죠. 혼자서 천천히 마시면 2주 정도를 두고 마시고 10g 씩 내리는 저 같은 사람은 하루에 한 번 구입하면 20일을 두고 마실 수도 있습니다.
     
그럼 첫 잔과 마지막 잔까지 가능한 맛있게 마시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커피 가스가 빠져나가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지난 글에서 원두의 유통에 아로마 밸브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외부의 공기와 내부의 가스 사이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었죠. 바로 그게 보관의 전부입니다.

처음 봉투를 개봉하면 외부의 공기가 안으로 들어가고 봉투 안에 있던 가스와 커피의 향미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되죠. 집안에는 좋은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우리가 향을 음미하는 동안 외부의 공기는 봉투 안으로 유입되고요. 그렇게 필요한 양의 커피를 덜어내고 입구를 닫아주면 봉투는 다시 밀폐상태가 됩니다. 살며시 들어간 외부의 공기는 봉투 안으로 들어간 채 시간을 보냅니다.

커피는 그대로지만 향미를 품고 있는 가스에 밋밋한 공기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음료에 깨끗한 물을 더해 마시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겠죠. 처음에는 커피가 가스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봉투를 여는 것이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때로는 불필요한 맛을 품고 있는 가스가 바깥으로 빠지며 좋은 균형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10회 정도 반복되면 어떨까요?

원두의 양은 점점 줄어들어 뿜어낼 가스의 양도 줄어든 가운데 외부의 밋밋한 공기는 계속 같은 크기의 봉투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때로는 생선을 구운 부엌의 냄새일 수도 있고 공기 청정기를 지난 투명한 공기일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커피의 맛 조율에 가스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는 만큼 향미의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커피를 빠르게 많이 내려 마시거나 빨리 내려 마시는 분이라면 이 과정이 조금 덜할 겁니다. 그러니까 여는 횟수를 줄이고 봉투를 열었다면 보관 기간을 짧게 하는 게 아무래도 좋은 것이죠.

이 두 가지는 어떻게 조절이 가능할까요?

여는 횟수를 줄이는 것은 일종의 소분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0g의 원두를 밀폐 봉투에 담아 40g씩 5개로 나눠 놓으면 마지막 잔을 마실 때에도 여는 횟수는 40g 다섯 봉지로 나눌 때 1번 40g을 20g 씩 나눠 먹는 동안 두 번 정도로 여는 횟수가 3회로 줄어듭니다. 소분을 해두지 않았다면 마지막 잔을 마실 때까지 10회의 공기 교환이 있겠죠.

그럼 보관 기간은? 기체의 활성도를 줄이는 형태로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커피가 뿜어내는 가스의 양도 진정시켜주면 조금은 보관에 용이해집니다. 밖으로 계속 향미를 밀어내는 것보다 조금은 묶어두는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죠. 이는 온도를 떨어뜨려 기체의 이동이 정체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길게 보관한다면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때로는 냉장고의 냄새가 밴다는 분도 있는 만큼 이때는 밀봉에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극단적으로는 냉동보관도 가능합니다.

다만 냉동의 경우 커피가 불필요한 수분을 머금는 것을 막기 위해 소분한 커피를 한 번 더 용기에 담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에도 냉동한 고기를 해동하듯 상온에 꺼내 커피의 온도를 올려두어야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추출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커피를 보관하는 방법은 마시기 전까지 공기와 닿는 횟수를 줄이고 기체의 이동을 적게 한다.

그럼 언제나 맛있는 커피를 드시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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