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방한 날, '오염수 반대' 랩핑 버스 띄운 野
더불어민주당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방한하는 7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총력전을 펼쳤다. 전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철야 농성을 진행한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 대응을 규탄했다. 같은날 정부가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계획의 안전성을 검토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와 공범 노릇을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우리 정부라도, 우리 국민이라도 차라리 (오염수 고체화에 드는) 비용을 내겠다고 대통령이 일본에 말해야 한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라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최고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돌입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1박 2일 철야 농성의 연장선상으로 개최됐다.
최고위에 참석한 박광온 원내대표는 IAEA를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보고서의 첫 페이지에 IAEA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IAEA가 방사능 문제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제대로 지적한 사례가 있나”라며 “그로시 사무총장은 성실하게 답변해달라. 그것이 IAEA 회원국이자 140억 원을 분담하는 대한민국과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제안한 만남 요청에 이날 오후 그로시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응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면담 내용이 주목된다. 위성곤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장은 “대책위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내용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오염수 검증 결과 최종 보고서를 전달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방한을 앞두고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신뢰가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야당과 만나고 싶고, 의견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일본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자체 과학·기술적 분석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도 “일본의 민폐 해양투기 계획에 공범 노릇을 자처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는 “검토 내용 어디에도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검증은 확인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검토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IAEA 종합보고서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 적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투쟁 고삐를 놓지 않았다. 전날 농성에 돌입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선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까지 동원해 “오염수 투기 방조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일본 대변 그만하고 당당하게 반대하라” 등 결의대회를 가졌다.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내용으로 랩핑한 ‘국민버스’를 전국 시·도 지역에 떠나보냈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민주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서 “IAEA 사무총장까지 국내 정쟁에 연루시키려 한다면 세계 과학계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든 말든 ‘영끌 선동’을 통해 그 궁지를 빠져나가려는 출구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IAEA 보고서를 믿지 않겠다는 건 99.9% 친자로 나온 유전자 검사를 보고도 내 자식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철야농성·비상행동이 아니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해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어제 오늘 벌인 1박 2일 철야농성이 가관”이라며 “이어폰 끼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질 않나, 널부러져 드러누워있질 않나, 그 어디에서도 투쟁이라 할만한 간절함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괴담과 가짜뉴스로 대통령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그저 167석의 거대 의석이 측은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정용환·강보현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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