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근본개혁" 尹의 즉흥연설…'용산 총선모드' 시그널 줬다

박태인, 김하나 2023. 7. 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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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서초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청년정책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 승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청년정책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야당의 발목잡기식 행태를 비판하며 “우리 정부가 국회에선 소수 정당이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시라. 내년부터는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아무리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며 “올해까지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하고 내년에는 여러분과 더 많은 국정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통상 선거와 당내 문제에 대한 공개 언급을 자제해왔던 윤 대통령이라 이날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부분은 준비한 원고에는 없던 윤 대통령의 즉흥 연설”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스1

내년 총선까지는 9개월가량 남았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정치 시계로 따지면 코앞에 다가온 것”이라며 “종일 지역구에만 머무는 의원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전날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도 ‘대통령실의 총선 모드 전환’을 선언한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여권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비서관을 각 부처 차관에 전면 배치했다. 5일엔 방송통신위원회가 KBS수신료 분리징수를 의결했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의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를 막는 규제를 ‘킬러 규제’라 명명하며 “단 몇 개라도 킬러 규제를 찾아 시행령을 통해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로 다음 날 총리실은 ‘킬러규제 태스크포스’를 발족시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 킬러 규제 리스트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4~6일 성인 1000명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8%였다. 지난해 6월 말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부정평가(54%) 이유 중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17%)가 1위인 점은 여권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이정현 부위원장에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특보는 이명박 정부(MB) 시절 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문체부 2차관이 현 김대기 비서실장이다. 유 특보에 대한 인사는 김 실장의 추천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지방시대위원회는 기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오늘 10일 공식출범한다.

윤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뒤 유 특보와 우 위원장, 이 부위원장과 약 2시간가량 오찬을 함께했다. 우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 주지사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지자체장도 그들처럼 자율적으로 각 지역을 위한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며 “지방 시대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오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유 특보와는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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