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김태균 다음은 노시환? 한화 홈런왕 계보 이을까

이준목 2023. 7. 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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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도전은 생애 첫 개인타이틀... 한화도 가을야구 꿈꾼다

[이준목 기자]

한화 노시환은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Hot)한 선수다. 물오른 화력을 자랑하는 노시환이 시즌 중반만에 벌써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며 홈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노시환은 지난 7월 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1-2로 뒤진 3회말 2사, 본인의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한 노시환은 볼카운트 2볼 상황에서 시속 146㎞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노시환의 시즌 19호 홈런.

비록 소속팀 한화는 3-4로 아쉽게 롯데에 석패했지만, 노시환은 이 홈런으로 올시즌 75경기만에 지난 2021년 본인이 기록한 18홈런을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새롭게 작성했다. 또한 최정(SSG 랜더스)과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서며 개인 첫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졌다.

물 오른 타격감
 
 한화 이글스가 7월의 첫날에도 승리하며, 18년 만에 8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한화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4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인 노시환은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 한화이글스제공
 
노시환의 타격감은 최근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노시환은 최근 6경기에서만 무려 6홈런 10타점을 몰아쳤다. 지난 6월 28일 KT전을 시작으로 30일-삼성전, 7월 1일 삼성전에서는 멀티홈런을 뽑아내며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2일 삼성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잠시 쉬어갔으나, 5-6일 롯데전에서 다시 2경기 연속 홈런을 추가하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의 부침을 극복하고 이뤄낸 반전이기에 더욱 값지다.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과시하던 노시환은 5월 13일 SSG전부터 24일 KIA전까지 8경기 43타석 연속 무안타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의 노시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차례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난 뒤 노시환은 6월부터 다시 매섭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5월 타율 .244에 그쳤던 노시환은 6월에는 24경기에서 출전해 타율 .369 6홈런 22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7월에도 4경기에서 타율 .357, 4홈런 8타점으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득점권 타율도 어느덧 .267까지 끌어올리며 결승타만 7번이나 기록할만큼 결정적인 찬스에 약하다는 이미지로 옛말이다.

노시환은 현재의 기세라면 20홈런은 물론이고 30홈런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수 있다. 또한 노시환은 2023시즌 홈런만이 아니라, 타율 3할1푼5리(8위), 56타점(2위), 94안타(5위), OPS .961(2위)로 대부분의 타격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시환이 잠재력을 만개했던 첫 시즌인 2021년의 타율 2할7푼1리 18홈런 84타점(107경기)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이다. 5월의 극심한 부진으로 깎아먹은 성적만 아니었다면 MVP 후보까지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페이스였다.

노시환은 지난 2022시즌에는 타율은 2할8푼1리로 다소 올랐으나 115경기 490타석에서 불 6홈런 59타점(115경기)에 그치며 중심타자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시작했던 올시즌 노시환의 화려한 부활은, 5년차만에 비로소 한화가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온 대형 유망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시환의 맹활약에 힘입어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올 시즌도 하위권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탈꼴찌에 성공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순위는 9위지만 5강권과의 격차는 4게임에 불과하다.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도약한 노시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데 이어 처음으로 올스타전 베스트12에도 뽑히며 한화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제 노시환에게 다음 도전은 생애 첫 개인타이틀이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목표는 역시 홈런왕이다. 올시즌 노시환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했을때 남은 69경기에서 약 35-36홈런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021년 수상자 최정, 2022년의 박병호는 모두 35개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홈런왕 3회 경력에 빛나는 베테랑 최정이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이긴 하지만 최근 7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치며 노시환과 달리 타격감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뒤로 박동원(15개, LG), 최주환(14개, SSG), 양석환(12개, 두산) 등이 추격하고 있는데 이중 홈런왕 타이틀이나 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해본 선수는 전무하다. 여기에 투수친화적인 홈구장, 수비부담이 많은 포지션 등을 고려하면 장기레이스로 갈수록 노시환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역대 한화 소속으로 홈런왕을 거머쥔 선수는 장종훈(1990-1992, 3회)과 김태균(2008,1회) 단 2명뿐이다. 한화 소속으로 30홈런을 기록한 마지막 선수는 2018시즌 이성열(KT 코치)이 기록한 34개(당시 8위)였다.

장종훈의 후계자로 김태균이 등장하기까지 16년의 시간이 걸렸고, 다시 올시즌 독수리군단의 간판 우타 거포 계보를 잇는 적자로 노시환이 부상한 것이 15년만이다. 더이상 유망주가 아닌 KBO리그 최고타자로 진화해가고 있는 노시환이 내친김에 장종훈과 김태균을 뛰어넘는 한화 홈런왕의 새로운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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