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이 참관한 그 수업들, 그날만 '교실 바꿔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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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한 지난 3일, 늘봄수업 교실들이 그날만 변경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주요 관계자는 '대통령이 유일한 늘봄학교 시범대상 프로그램인 초1 에듀케어를 참관했느냐'는 <오마이뉴스> 물음에 "초1 에듀케어는 오후 2시 반에 끝나는데, (대통령 참관) 시간이 중간에 딜레이 된 점이 있어서 시간을 놓쳤다"면서 "대통령께서 (학교 방문에) 지각하신 것은 아니다. (다른 교실 참관) 상황이 딜레이 된 것이고, 학생들은 가고 교실만 들어가서 잠깐 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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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방송댄스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한 지난 3일, 늘봄수업 교실들이 그날만 변경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업을 받는 초등학생들 편의보다 대통령의 편의만 중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짐 옮기고 새로 교실 꾸며... 학생들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수업"
7일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3일 오후 2시 윤 대통령이 방문했던 경기 수원초등학교의 관계자는 최근 한 교육단체에 "대통령의 동선을 위해 본관에 있던 기존 방과후교실(늘봄교실) 3곳을 신관에 있는 다른 교실로 변경했다"면서 "(교직원들은) 짐을 옮기고, 교실을 새로 꾸미는 수고를 했다. 학생들도 기존교실과 다른 곳으로 이동해 수업을 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제보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정책홍보를 위해 학교를 이용하지 말라. 학생은 정책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7.3 월) 오후 수원초를 방문하여 국정과제로 올해부터 시범운영 중인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했다"면서 "먼저 대통령은 간이야구(티볼)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디지털 코딩('디지털 새싹'), 방송댄스, 바이올린, 초1 에듀케어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참관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 프로그램이 진행된 교실 가운데 본관에 있는 교실에서 운영돼온 3개의 프로그램이 7월 3일 갑자기 장소를 바꿔 신관 교실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이런 제보 내용에 대해 수원초는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수원초 주요 관계자는 '늘봄교실들을 (대통령이 오는 날) 바꿨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5일 <오마이뉴스>의 확인 요청에 "그것은 솔직하게 인정한다. 원래는 그 교실이 아니었다"면서 "여러 가지 동선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날 하루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해를 구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7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그 당시는 (교육부장관만 오는 줄 알았지) VIP(대통령)가 오시는 줄도 몰랐다"면서 "교육부장관이 너무 빙 돌면 다른 것(늘봄교실)을 보여줄 수가 없어서 그렇게 했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욕심을 낸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교실에 붙은 식단표를 살펴보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한편, 지난 3일 대통령실에서 사전 배포한 보도자료와 달리 윤 대통령은 '초1 에듀케어' 수업현장은 참관하지 못했다는 게 수원초의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원초가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늘봄학교 시범대상으로 지정을 받은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통령이 참관한 다른 프로그램은 기존에 운영해온 방과후학교였거나 체육교육과정에 따른 정규수업(티볼)이었다.
제보자는 "정작 대통령은 초1 에듀케어 운영시간에는 도착하지 않아 참관하지 못하고, 늘봄학교 시범대상이 아닌 방과후수업만 참관했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 주요 관계자는 '대통령이 유일한 늘봄학교 시범대상 프로그램인 초1 에듀케어를 참관했느냐'는 <오마이뉴스> 물음에 "초1 에듀케어는 오후 2시 반에 끝나는데, (대통령 참관) 시간이 중간에 딜레이 된 점이 있어서 시간을 놓쳤다"면서 "대통령께서 (학교 방문에) 지각하신 것은 아니다. (다른 교실 참관) 상황이 딜레이 된 것이고, 학생들은 가고 교실만 들어가서 잠깐 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 티볼 치는 초등학생 지켜보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간이야구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다. 2023.7.3 |
ⓒ 연합뉴스 |
한편, 이 주요 관계자는 '(지난 3일 대통령이 참관한) 티볼수업이 '늘봄학교가 아니라 정규수업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100% 사실 아니냐'는 <오마이뉴스> 물음에 "그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님께 늘봄과 관련된 것만 보여주면 좋을 텐데, 저희 입장에서는 우리 학교가 하고 있는 모습을...(보여주고 싶었다)"라고도 말했다.
수원초 교감에 이어 이 학교 주요 관계자까지 당시 티볼수업이 '정규수업이며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관련 기사 : [단독] 윤 대통령 참관 '티볼' 수업, 늘봄학교 과정 아니었다 https://omn.kr/24o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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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단독] 대통령이 참관한 그 수업들, 그날만 '교실 바꿔치기'」 기사 관련
본보는 지난 7월 7일자 「[단독] 대통령이 참관한 그 수업들, 그날만 '교실 바꿔치기'」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의 동선 편의를 위해 학생들의 교실을 변경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대통령의 참관 수업 준비 과정에서 해당 학교, 교육부, 수원교육지원청은 참관 수업 교실이 고학년들의 정규수업 교실과 인접하여 참관 수업 행사 진행 과정에서 해당 학급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고, 최종적으로 고학년의 수업활동에 방해되지 않도록 참관 수업 장소를 변경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대통령의 동선 편의 등을 위해 교실을 변경하지는 않았습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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