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얼스~첫 잔은 비싸도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시장을 이끈다
저도주·럭셔리 등 최근 주류 음용 트렌드에 부합
샴페인 외 다양한 스파클링으로 세분화·고급화 진행 전망
직장인 한예인(31) 씨는 최근 친구들과 홈파티를 할 때면 샴페인을 한 병씩 준비한다. 샴페인 코르크 마개를 열 때 나는 경쾌한 소리와 잘게 부서지며 차오르는 버블이 술자리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 씨는 “꼭 와인을 마시는 자리가 아니더라도 첫 잔은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하는 게 저희만의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며 “샴페인이 비싸긴 하지만 매일 마시는 것이 아니고, 술을 즐기지 않는 친구들도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편이라 샴페인에 대한 애정이 날로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급성장한 와인 시장이 올해 들어 조정을 겪고 있음에도 스파클링 와인은 기세가 꺾이지 않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와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아 부담이 적은데다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럭셔리한 이미지 등이 최근 소비 흐름과 맞아떨어진 결과다.
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4166만4000달러(약 54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993만6000달러)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와인 수입액이 2억5108만 달러에서 2억2835만 달러로 9.1%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2020년 4643만 달러 수준이던 국내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2021년 7782만 달러, 지난해 9844만 달러로 증가하며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1억 달러를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수입국별로는 샴페인을 생산하는 프랑스가 지난해 기준 7174만 달러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이탈리아(1435만 달러)와 스페인(616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은 올해도 5월까지 수입액이 3221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77%를 차지했다.
스파클링 와인은 일반 스틸 와인과 달리 탄산이 들어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된 와인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관련 업계에서는 와인 중에서도 스파클링 와인이 최근 주류 음용 트렌드에 가장 부합해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코로나를 겪으며 소주·맥주 위주의 음주 소비 형태에서 다양한 주종에 대한 소비로 주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가운데, 스파클링 와인은 적당한 탄산감과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어 가볍게 술을 즐기는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샴페인이 보유한 럭셔리한 이미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험을 공유하려는 트렌드가 맞물린 점도 판매량 증가의 원동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샴페인을 함께 나누는 즐거운 파티의 이미지가 더 이상 외부에서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정착되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수입하는 와인 브랜드 중에서도 샴페인 브랜드 ‘떼땅져’가 매출 최상위에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5월 기준 스파클링 와인의 수입액은 전년 대비 증가했음에도 수입량은 314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국내 와인 시장이 입문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스파클링 와인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우선 취향의 세분화에 따라 스파클링 시장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0년부터 약 10여년 간 국내 스파클링 와인 시장은 ‘모스카토 다스티’ 등 이탈리아 스푸만테가 대세를 이뤘다. 최근에는 정통 스파클링 와인의 대표 격인 샴페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가성비를 앞세운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를 찾는 손길도 늘고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기존에는 샴페인, 카바 등 한정적인 카테고리에서 대부분의 소비가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프란치아꼬르타, ‘펫 낫(스파클링 내추럴 와인)’, 라이트 알코올 등 새로운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이 다양하게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면에서는 저가와 초고가로 양분되는 경향이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 경험이 누적되고 취향이 섬세해질수록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고급 샴페인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소위 ‘치트키’로 불릴 만큼 거의 모든 음식에 페어링이 용이하다는 점도 샴페인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원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카바와 스푸만테부터 프랑스 ‘크레망’, 독일 ‘젝트’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을 가볍게 즐기려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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