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더 주세요"…바퀴벌레 모형 사진 보내고 추가금 요구한 청소업체 직원

해당 직원, 업체로부터 해고된 상태
모형인 점 끝까지 인정 안해…결국 고소

입주 전 업체에 청소를 맡긴 고객이 청소업체 직원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입주 청소 바퀴벌레 방역사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최근 전부 수리한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입주 청소를 맡겼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청소는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쯤 시작됐는데, 청소가 시작되자마자 업체 직원 B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B씨는 "집에서 바퀴벌레가 나와서 방역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추가 비용 20만원을 내면 해주겠다"는 연락과 함께 다용도실 바닥 위에 죽어 있는 바퀴벌레 사진을 여러 장 보내왔다.

A씨에 따르면, 청소는 지난 1일 오전 8시30분쯤 시작됐는데, 청소가 시작되자마자 업체 직원 B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B씨는 "집에서 바퀴벌레가 나와서 방역을 해야할 것 같다"라며 "추가 비용 20만원을 내면 해주겠다"는 연락과 함께 다용도실 바닥 위에 죽어 있는 바퀴벌레 사진을 여러 장 보내왔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진을 보고 놀란 A씨는 즉시 방역해달라고 요청했다. 3시간 뒤 청소가 끝난 후 지불하기로 했던 금액에 추가 방역비 20만원을 더해 총 42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새집을 둘러보던 A씨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바퀴벌레 서식 여부가 중요했기에 계약 전 집을 방문할 때마다 몇 번이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A씨는 "생각해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라. 갑자기 바퀴벌레 사체가 반나절 만에 한 곳에서 우르르 나왔다는 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꺼림칙한 기분에 업체 직원 B씨가 전송했던 사진을 다시 한번 확인한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사진들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니 실제 바퀴벌레 사체 속에 바퀴벌레 모형이 섞여 있었다"며 "놀라고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확인을 못 했는데 다른 방역 업체에도 문의했더니 (사진 속 바퀴벌레가) 모형이라고 하더라. 화가 나서 손이 떨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곧장 B 씨에게 따져 물었지만 "확인해보겠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어 A씨는 "본인이 보낸 사진인데 다시 봐야겠다는 말만 하더라. 다른 피해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모형 없이 바퀴벌레 사체만 썼다면 그냥 당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청소 업체 측에도 해당 사실을 알렸고, 의혹을 부인하지 않던 B씨는 결국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은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B씨의 개인적 일탈이었다며 사과했다. 현재 A씨는 B씨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바퀴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지는 습하고 따뜻하고 비좁은 곳

한편, 날이 무더워지면서 시작된 장마에, 더위와 습기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바퀴벌레는 매우 불편한 존재다. 바퀴벌레는 주로 보일러 배관이나 싱크대, 세면대 배수구 등을 통해 집 내부로 유입되지만, 외부에서 유입되기도 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바퀴벌레의 경우, 대부분 택배 상자를 통해 유입된다. 택배 상자는 바퀴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기에 알이나 새끼가 같이 집 안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따라서 택배를 받았다면 내용물만 빼서 안에 두고, 박스는 바로 분리수거해서 내놓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처럼 습하고 더운 날은 더욱 바퀴벌레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집 내부에 사는 바퀴벌레와 외부에서 유입된 바퀴벌레를 구별하는 방법은 색깔과 크기다. 집 내부에서 사는 바퀴벌레의 경우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 크기며 갈색에 가깝다. 반면 크기가 눈에 띄게 크거나 색이 검은색에서 가깝다면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