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안 하면 자리 없던 초밥집이 텅텅 비었다

정미란 2023. 7. 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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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름 휴가를 부모와 지내겠다고 내려온 아들과 오랜만에 간 초밥집이 썰렁했다.

한덕수 총리는 "(일본 원전 오염수가) 완전히 과학적으로 처리되고 우리의 안전 기준에 맞는다면 마실 수 있다"고 말했고, 여당 국회의원은 노량진 횟집의 수조 속 물을 떠먹었다.

그런 뉴스들을 접하며 '잘 해결되겠지'란 안이함이 내 마음 한 구석에 있었던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앞으로 어떡하지'란 불안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내가 할 일이 없을까'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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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은 벌써 시작됐다... 정부, '괴담' 취급 말고 일본에 적극 대응해야

[정미란 기자]

 초밥.
ⓒ 정미란
 
최근, 여름 휴가를 부모와 지내겠다고 내려온 아들과 오랜만에 간 초밥집이 썰렁했다. 주말엔 예약 없이 갈 수없고 평일에도 이른 시간에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맛집이다. 주문한 후 살짝 매니저에게 물으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이 벌써 시작되었단다.

"지역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조심하나 봐요."
"그러게, 엄마가 좀 둔한 건지도 모르지."

아들의 말에 대답하면서 한편으론 나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평소 해산물을 즐기기는 하지만, 뉴스에 무관심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덕수 총리는 "(일본 원전 오염수가) 완전히 과학적으로 처리되고 우리의 안전 기준에 맞는다면 마실 수 있다"고 말했고, 여당 국회의원은 노량진 횟집의 수조 속 물을 떠먹었다. 그런 뉴스들을 접하며 '잘 해결되겠지'란 안이함이 내 마음 한 구석에 있었던 것 같다. 

정부는 '괴담'이라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식사를 맛있게 한 뒤, 관련 뉴스를 검색해 보았다. 독일 헬름홀츠 지구해양연구소의 '세슘 137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자료' 화면을 보게 됐다. 방류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결과가 지도와 함께 계속 움직인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앞으로 어떡하지'란 불안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내가 할 일이 없을까'란 마음이 든다. 

다시 정보를 찾다 문제의 당사국인 일본 전문가의 주장을 실은 보도가 눈에 띄었다. 일본의 내과의사·한의사이자 <방사능과 원전의 진실>의 작가이기도 한 우쓰미 사토루의 이야기였다.

"그(우쓰미 사토루)는 방사성물질로 주로 화제에 오르는 것이 세슘과 요오드이지만 방사성물질은 정말 다종다양하다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출판이 발행하는 잡지 『AERA』 (2011년 6월 27일)는 핵종 31종류와 그 방출량, 선종, 강도, 물리적 생물학적 반감기, 구체적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기 쉽게 소개했는데 그는 일본 정부가 세슘만을 측정해 화제로 삼는 것은 그 밖의 많은 핵종의 위험성을 은폐하기 위한 '은폐 공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일본의 식품기준이 실제로 우크라이나보다도 엉성하다고 지적한다. 그가 현 단계에서 두려워하는 것을 두 가지 꼽았는데 하나는 뭣하나 해결되지 않는 원전과 오염수 그 자체이고 또 하나는 '희석·확산정책'에 의해 우리들의 몸에 들어오는 방사성물질의 내부 피폭이다." (국제신문,  2023-07-05,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칼럼 인용)

바다를 옆에 두고 평생 살아온지라 해산물도 좋아하고 바다의 정취도 익숙해, 알게 되는 뉴스와 정보가 당장 내 일처럼 다가왔다. 정말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이 들며,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당사국인 일본의 주장에만 기대고 있는 듯하고, 국제기구인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중재도 문제가 많아 보였다. MBC는 지난 5일 "IAEA와 태평양도서국 간의 지난달 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IAEA 측은 해당 실험을 일본이 실시했고, 자신들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사능이라는 위험 물질을 30년여 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이웃나라의 주장이 단순한 위협이 아닌 '범죄'로 느껴진다. 그린피스는 "일본 오염수의 양이 앞으로 100년간 더 증가할 수 있다"을 내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괴담'이라고 주장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비용 줄이고 위험 키운 일본... 왜 두둔하고 있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관련 ’일본 정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금품 매수 의혹 전문가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시민언론 더탐사와 시민언론 민들레 주최로 열렸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오염수 괴담'은 '오염수 청문회' 대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떤 정책이든지 오염수 방류를 막는 해결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미미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아예 영향이 없는 방안이 있다면, 혹은 훨씬 더 미미한 방안이 있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그것을 요구하고 맞서야 하지 않을까. 일본의 저비용 대책인 '희석 방류'를 왜 우리 정부가 두둔하고 나서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다. 

'일본 핵오염수 때문에 업종 변경한다'는 업장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이번에도 소상공인들이 애꿏은 피해를 입고, 힘든 현실을 겪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니, 안타까움을 너머 정부가 강력 대처에 나설 수 있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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