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후방도 때렸다…2차 대전도 살아남은 95세 사망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최소 6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최전선과 700㎞ 이상 떨어진 르비우는 비교적 안전한 후방으로 여겨져 여전히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이번 공습에 대해 "개전 이후 르비우의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라고 했다.
르비우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중 최연소자는 21세, 최고령자는 95세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이번에 목숨을 잃은 95세 여성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지만, 불행히도 (러시아의 침공에선) 살아남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건물 잔해에서 지금까지 7명을 구조하고, 1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르비우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아파트 60채와 차량 50대, 사무실과 학교 건물 등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르비우는 키이우 등지보다 비교적 공습 대상이 된 적이 적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은 현지 주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고 전했다.
르비우의 구시가지 전체는 1998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유네스코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유네스코는 "이 공격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세계유산협약으로 보호되는 구역에서 이뤄진 첫 사례"라며 "(이번 공습은) 1954년 무력 충돌 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1시쯤 800㎞ 이상 떨어진 흑해에서 르비우를 향해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10기를 발사했고, 이들 중 7기를 요격했다.
이들 미사일은 당초 수도 키이우 근방으로 향하다가 방향을 전환해 르비우를 공격했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취약점을 노리기 위해 미사일이나 드론(무인기) 공습 중 경로를 자주 변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대반격 작전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감행됐다. 이번 공습과 관련한 러시아의 반응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에게 반드시 눈에 띌 만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불가리아와 체코를 잇따라 방문해 군사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페트로 파벨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를 향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달라"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직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10~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관한 회원국들의 논의가 진전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당장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토의 일부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나토의 정면 충돌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강화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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