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땐 무섭게 올리더니…가격 인하 외면하는 외식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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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라면값 인하'를 권고한 뒤 라면, 빵, 과자와 제분업체들이 속속 제품 가격을 내렸으나 치킨과 피자, 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요지부동이다.
판매하는 식음료의 원부자재 가격 인하분에 비해 인건비나 임대료, 물류비 등 다른 제반 비용 부담이 여전히 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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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임대료 등 여전히 높아” 난색
정부가 ‘라면값 인하’를 권고한 뒤 라면, 빵, 과자와 제분업체들이 속속 제품 가격을 내렸으나 치킨과 피자, 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요지부동이다. 판매하는 식음료의 원부자재 가격 인하분에 비해 인건비나 임대료, 물류비 등 다른 제반 비용 부담이 여전히 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SPC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 등 국내 양대 빵 프랜차이즈가 모두 제품 가격 인하에 동참했으나 밀가루를 주 재료로 하는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아직까지 가격을 내리는 데 미온적이다.
피자업계 관계자는 "피자에는 밀가루 외에도 다양한 토핑이 들어가고, 이러한 토핑의 원자재 값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가격 인하를 검토하기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피자헛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는데, 당시 별도의 공표를 하지 않아 ‘깜깜이 공지’라는 비판이 나왔다. 가격 인상이 적용된 메뉴는 돈마호크, 토핑킹, 슈퍼슈프림, 베이컨포테이토 등 피자 9종으로 라지 사이즈는 1000원, 미디움 사이즈는 600원씩 올랐다. 피자헛 측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튀김옷 등에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으나 제분업체가 가격을 내린 데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전체의 1% 안팎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계 전반에 걸쳐 부담이 가중된 인건비, 임대료, 기름값, 닭고기값 등의 인상분을 상쇄하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가격 인상 요인이 산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커피 원두 가격과 환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커피전문점이 가격을 내릴지 여부도 관심사다. 관세청의 품목별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생두 수입 가격은 t당 4323달러로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t당 5472달러) 대비 21% 하락했다.
앞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할리스, 탐앤탐스 등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은 지난해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일제히 커피 가격을 올렸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평균 4000~6000원에 달한다.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에서 통상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90%는 매장 임대료, 인건비, 기타 원재료 비용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달 사이 원두 가격이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땐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보다 비중이 높은 인건비와 임대료, 다른 재료값, 물류비 등이 여전히 높아 실질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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