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기에 근접한 러 전투기…'플레어'까지 쐈다

미 공군 "비전문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
지난 3월에도 차단 비행 시도…무인기 불시착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국 공군 무인기의 비행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전투기는 열추적 미사일 유도용 기만 체계인 플레어(Flare)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공군은 6일(현지시간) 미군 MQ-9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를 피해 회피 기동을 했다면서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전날 오전 10시 40분께 촬영된 것으로, 러시아의 SU-35 전투기 3대가 미군의 MQ-9에 접근해 플레어를 발사하는 모습이다. 플레어는 열을 추적하는 미사일 센서를 속이기 위해 개발된 기만체로, 고온의 열을 내뿜는 화합 물질을 살포하는 방식이다. MQ-9은 SU-35가 내뿜는 플레어를 피해 기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 러시아 전투기는 무인기 앞으로 나아가 애프터버너(전투기의 재연소 장치)를 가동, 속도와 공기압을 끌어올리며 난폭하게 기동했다. 미 공군은 이로 인해 무인기의 안전 운항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미 공군 측은 "이런 이벤트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공군의 비전문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러시아 전투기가 미 공군의 무인기에 근접하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러시아군 소속 SU-27기 2대가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MQ-9에 대한 차단 기동을 실시했다.

당시 SU-27기 1대는 MQ-9의 프로펠러에 부딪혔고, 이로 인해 MQ-9은 국제해역에 불시착했다. 미군과 러시아 군용기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사태라고 당시 복수 미 매체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미 공군은 관련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당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사고에 대한 이미지를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와의 긴장 고조는 바라지 않는다며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라며 "미국은 러시아와 분쟁이나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