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F4’의 조기해체가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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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가 원팀 정신으로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추경호 경제부총리, 2023년1월3일, 범금융인 신년인사회)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꽃보다남자'의 F4(Flower 4) 아니다.
톡톡 튀는 추 부총리는 자신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수장 4명을 묶어 F4(Finance 4)로 명명하며 팀웍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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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가 원팀 정신으로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추경호 경제부총리, 2023년1월3일, 범금융인 신년인사회)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꽃보다남자’의 F4(Flower 4) 아니다. 톡톡 튀는 추 부총리는 자신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수장 4명을 묶어 F4(Finance 4)로 명명하며 팀웍을 다짐했다.
“우리 F4, 이렇게 경험 많은 금융당국자와 여러분의 협조로 큰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리스크를 관리했다고 생각한다”(윤석열 대통령, 2023년1월30일, 금융위 신년 업무보고)
달을 안넘기고 윤 대통령이 말을 받았다. “우리 F4”라며 애정을 담았다. 잘한다며 힘도 실어줬다.
“(금리 관련 F4 엇박자 논란에 대해) 없다”(추 부총리, 2023년4월13일, 워싱턴 기자간담회)
4명이 합을 이뤄야 하니 쉽지 않다. 독립된 통화정책기관인 한은이 아무래도 예민하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기재부와 논란이 있더니, 올 들어선 금리 문제로 금감원과 엇박자 얘기가 나왔다. 물가 잡으려고 금리 올리는데, 기재부는 추경을 얘기하고, 금감원은 은행권 금리인하를 압박하니 새어나오는 잡음이다. 브레이크 밟는데, 액셀 밟지 말라는 얘기다.
“F4 멤버 중 누구 한 명이 손들고 나간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이 원장, 2023년6월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4명의 거취를 한꺼번에 갈무리한 대담한 발언이다. 가장 막내인 이 원장이 시중의 소문대로 거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말 누구 한 명 뛰쳐 나가지 않고, F4가 유지될까.
필자의 대답은 ‘NO’다. 유효기간은 길어야 앞으로 6개월 정도다. 추 부총리의 총선행은 사실상 고정변수다. 공직자는 총선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니, 역산하면 내년 1월께다. 그 전에 개각 변수와 맞물리면 F4 해체 시기는 더 당겨진다. 이 원장의 총선 등판도 변수인데 “내 임기는 임명권자의 권한”이라는 말에서 ‘부르면 갈 수 있다’는 속내가 읽힌다. 이 총재의 거취는 돌발변수다. 추 부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국민의정부(DJ정부) 이후 임기 4년을 안채우고 물러난 한은 총재는 없다. 전임 이주열 총재는 연임(8년)까지 했다. 어렵게 만들어진 전통을 깨면서까지 자리를 옮길지는 미지수다. 가장 무던한 게 김 위원장이다. 건강문제로 간혹 거취 얘기가 나오지만, 본인 의지와는 거리가 멀다.
인연이 남다른 F4다. 2008~2009년에 이 총재는 금융위 부위원장, 김 위원장은 금융위 정책국장이었다. OECD에 파견 갔던 추 부총리는 당시 김 위원장 뒤를 이어 금융위 정책국장으로 복귀했다. 지금과 서열이 정반대다. 묘한 인연이다. 이 원장은 김 위원장과 이 총재의 까마득한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로, 지금도 F4 모임의 간사 내지 서무 역할을 자처한다.
윤 대통령은 3명의 경제 베테랑에 1명의 율사를 엮는 파격 캐스팅으로 흥행을 도모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년반 짜리 ‘미스 캐스팅’으로 막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하필 경제는 어렵고, 때는 중요한 변곡점 시기인지라 F4의 조기해체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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