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십원빵' VS '십엔빵'…日, "화폐 도안, 문제없어"

日 재무성 "빵에 화폐 도안 사용해도 괜찮아"
韓 한은, 위조조장·품위손상 이유 디자인 제동

경북 경주의 '십원빵'과 달리, 일본의 '십엔빵'은 화폐 도안을 새긴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6일 일본 니시니혼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빵에 화폐 도안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상 '십엔빵' 판매를 허용한 것이다.

10원 주화 도안을 무단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경북 경주의 명물 십원빵. [사진=유병돈 기자]

이에 따라 원조인 경주 십원빵과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십원빵에 대해 화폐 도안을 무단 사용했다며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 기준'을 근거로 디자인 사용권을 제한한 바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은 허가 없이 화폐 도안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별도로 허용될 경우라도 유효기간은 6개월이다. 한은은 화폐 도안이 남용될 경우 위조가 조장되고,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다만 이미 십원빵이 지역 관광상품으로 널리 자리를 잡은 만큼, 적법한 범위 안에서 디자인 변경을 하는 쪽으로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십원빵 업체 측도 "디자인을 변경해 계속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십원빵은 10원 동전을 본뜬 모양의 빵으로, 카스텔라와 비슷한 식감을 보이며 부드러운 반죽에 치즈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2019년 경주에서 만들어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목받았고, 다른 지역까지 퍼졌다.

2021년 9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후보자 신분으로 경주의 십원빵 가게를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해 3월 십원빵 업체를 방문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도쿄의 한 업체에서 경주의 십원빵을 모티브로 십엔빵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오사카 등 주요 도시로 점포를 확대했다. 지난달 한정 판매를 개시한 후쿠오카에서도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