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MVP] 이정후 "강속구 대처 충분해...추신수 선배 조언에 감사"

안희수 2023. 7. 7.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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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온다면 잡겠습니다.”

긴 슬럼프를 이겨낸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수위 타자(타율 1위)’ 3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이정후는 6월 한 달 동안 10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출전한 24경기에서 타율 0.374(91타수 34안타) 14타점·19득점, 출루율 0.464·장타율 0.582를 기록했다. 타율·안타 부문 3위, 출루율과 장타율 합계인 OPS(1.046)는 2위였다. 팀 기여도를 나타내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95를 마크하며 KBO리그 타자 중 1위에 올랐다. 

5월까지 승률 0.420(21승 29패)을 기록하며 리그 8위에 머물렀던 키움은 이정후가 맹활약한 6월, 14승(2무 9패)을 추가하며 5위까지 올라섰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이정후를 6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이정후는 “팀이 상승세를 타며 치고 올라간 시기에 내가 조금은 기여한 것 같아서 기쁘다.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주견수 이정후가 1회 NC 권희동의 희생플라이타구를 잡아 홈으로 던지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7.04.


이정후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타율 0.342를 기록하며 ‘타격 달인’ 고(故) 장효조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선 타자다.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이 유력하다. 

그런 이정후가 지난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18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난조에 시달렸다. 지난겨울, 더 간결하고 빠른 스윙을 위해 톱 위치(배트를 잡은 손)를 낮추고, 테이크백(스윙하기 전 배트를 뒤쪽으로 빼는 동작)을 줄이는 변화를 줬다.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개막 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데뷔 뒤 가장 긴 슬럼프를 겪었다. 

결국 이정후는 2022시즌 타격 자세로 돌아갔다. 5월 중순부터 콘택트 정확도, 타구 속도가 크게 나아졌다. 6월 첫째 주엔 타율 0.478를 기록하며 완전히 제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달 11일 KT 위즈전에서는 4안타를 치며 개막 뒤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어섰다. 

고비를 이겨낸 이정후는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지도자·동료, 그리고 가족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사실 부진할 때는 어떤 말을 들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홍원기 (키움) 감독님과 코치님들 전력분석원 선배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덕분에 반등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선수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애써 야구 얘기를 안 하시더라. 그러면서도 ‘순리대로 하면 네 실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조언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아버지와 아들_(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초 시작에 앞서 키움 이정후가 아버지 LG 이종범 주루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2023.6.8 hihong@yna.co.kr


타격 자세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추신수(SSG 랜더스)에 대해서도 고마움도 전했다. 이정후는 “선배님은 MLB 투수들이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내가 (원래 자세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을 주셨다"라며  "뛰는 리그가 달라지면서 투수들의 구속 차이를 경험했던 선배님이 직접 해준 말이라 더 와닿았다"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6일 기준으로 타율 0.313를 기록, 이 부문 11위를 지켰다. 7월 출전한 5경기에서도 안타 10개를 몰아쳤다. 본격적으로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정후는 “항상 타격왕을 '해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을 뿐, 딱 목표로 삼고 욕심을 내진 않았다. 아직 레이스가 많이 남았다. 지금은 팀 순위가 더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라고 하지 않나. 기회가 된다면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후반기도 한 경기, 한 타석에 집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가 올 시즌에도 타격 1위에 오르면 2021·2022시즌에 이어 3연패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이정후가 5회 무사 만루서 1타점 우전안타를 날리고 기뻐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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