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도 가입...트위터 잡는 '스레드', 벌써 3천만 돌파

뉴욕=조슬기나 2023. 7. 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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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새롭게 선보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Threads)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빌 게이츠부터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까지 출시 하루도 채 안 돼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트위터 킬러'로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출시 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CEO와 '주짓수 대결' 신경전을 벌인 것도 스레드의 홍보에 도움이 된 모양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저커버그 CEO는 6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와(Wow). 오늘 아침 기준으로 3000만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전날 오후 출시한 지 불과 16시간 만이다. 스레드는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비록 기능이 다르기는 하지만 출시 5일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 화제가 됐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도 크게 능가하는 속도다.

유명인들의 스레드 행도 잇달아 확인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는 출시 직후 의자를 뛰어넘는 짧은 영상파일과 함께 "스레드앱에 뛰어들게 돼 흥분된다"고 첫 글을 남겼다. 게이츠는 트위터 팔로워만 6300만명에 달하는 유명 이용자다. 이에 저커버그 CEO는 "솔직히 꽤 훌륭한 점프"라고 게이츠의 계정 개설을 환영하는 댓글을 달았다.

트위터에서 42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오프라 윈프리도 계정을 만들었다. 트위터 최다 팔로워 보유자 중 한명인 유명 방송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 가수 제니퍼 로페즈, 요리사 고든 램지, 팝스타 샤키라 등도 스레드 이용자가 됐다.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마블 스튜디오, 스포티파이 등 유명 브랜드 계정들도 대거 열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위터의 대안으로 꼽히는 스레드의 초기 열풍"이라며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작별 인사를 남기고 있다. 트위터에서 '스레드' '굿바이 트위터' '메타' 등의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외신들은 스레드를 '트위터 킬러'로 표현했다. NPR은 "트위터의 왕좌를 놓고 많은 도전자들이 나왔었다"면서 "스레드는 24시간도 채 안돼 가입자 3000만명을 확보하면서 다른 트위터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섰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처럼 급격한 가입자 증가는 스레드가 기존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사용자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20억명으로 트위터보다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으면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스레드에 로그인할 수 있다. 반면 현재로서는 스레드 계정을 없애려면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해야 한다.

스레드는 출시 직전부터 트위터 대항마를 자처해왔다. 트위터처럼 텍스트를 기반하는 SNS인만큼 이용 방법부터 유사하다. 하지만 트위터보다 긴 최대 500자의 글을 작성할 수 있고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도 올릴 수 있다. 해시태그, 검색 기능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회사측은 확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여러 정책 변화 등에 실망해 트위터를 떠나고 있는 이용자와 광고주들을 노골적으로 겨냥해 '대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스레드에는 유료 광고가 없지만 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계정을 개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출시 직전 저커버그 CEO와 머스크 CEO 간 신경전은 스레드에 대한 대중 관심을 급속히 증폭시켰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한 트위터 이용자로부터 스레드 관련 질문을 받고 "무서워죽겠네"라고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누군가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고 하니 조심하라"고 댓글을 달자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한판 붙을 장소를 정하라고 했고, 머스크 CEO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했다. 두 라이벌의 기싸움에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세기의 대결'이라며 1열 관람을 원한다는 댓글이 속출했다.

저커버그 CEO는 스레드를 출시한 전날 트위터 계정에 '넌 뭐야' 라고 따지는 뜻으로 통용되는 '가짜 스파이더맨' 밈까지 올리며 이러한 기싸움에 재차 불씨를 더한 상태다. 해당 트윗은 저커버그 CEO가 2012년1월 트위터 계정을 사실상 중단한 이래 처음으로 올린 게시물이다. 스레드 출시 직후, 머스크 CEO의 본진에 약 11년 만에 등장해 머스크 CEO를 도발한 셈이다.

다만 저커버그 CEO의 스레드가 진짜 트위터 킬러로 등극하기까지 숙제도 산적하다. 저커버그 CEO 역시 이날 3000만명 가입을 알리는 글에서 "특별한 시작처럼 느껴지지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야할 작업이 많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위터를 모방한 마스토돈, 블루스카이 등 유사 서비스들은 반짝 인기를 끄는데 그쳤다. 메타라는 대기업 역시 모방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스레드의 경우 초기 트위터가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여러 개인정보보호 관련 문제에도 직면해있다. 이번에도 규제 문제로 유럽연합(EU)에는 출시하지 못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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