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판도 뒤집나… 한·일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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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완성차 판매량 1위인 일본 토요타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5%나 뛰었다.
뒤이어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도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해 전기차에 탑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주가는 열흘 만에 12% 상승했다.
일본의 대표 석유화학·소재 기업인 이데미츠코산은 지난달 19일 전고체 배터리에 쓰이는 '고체 전해질'을 실증하기 위한 공장 2곳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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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배력 탈환’ 전력투구
한국 기업들도 시제품 생산 눈앞
고성능·저가격 동시실현이 과제
세계 완성차 판매량 1위인 일본 토요타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5%나 뛰었다. 엔화 약세로 일본 닛케이지수가 치솟던 와중에도 홀로 잠잠하던 토요타 주가가 오름세를 탄 시점은 지난달 12일이다.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7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발표하면서였다.
뒤이어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도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해 전기차에 탑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주가는 열흘 만에 12%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쟁사보다 전기차 전환이 더딘 일본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를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힐 ‘게임 체인저’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배터리 시장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겁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를 흐르게 하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만든다. 외부 충격에도 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 3배 높다는 평가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기존 전기차 단점으로 거론되는 주행거리와 안전 우려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기대감”이라고 6일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잃어버린 지배력’을 탈환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에 전력투구하는 중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에서 주도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선 한국의 삼원계(NCM) 배터리와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시장을 빼앗긴 상태다. 이런 구도를 전고체 배터리로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일본의 대표 석유화학·소재 기업인 이데미츠코산은 지난달 19일 전고체 배터리에 쓰이는 ‘고체 전해질’을 실증하기 위한 공장 2곳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고체 전해질을 양산할 계획이다. 미쓰이금속과 스미토모금속광산도 전고체 배터리용 시험 라인과 실증 설비 도입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출원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에서 토요타가 1331개로 세계 1위다. 2위와 3위도 파나소닉(445건), 이데미츠코산(272건)으로 모두 일본 기업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눈길을 준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의 구축을 완료하고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최근 53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올 하반기 중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개발 및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 전문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7년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 점유율을 0.2% 수준으로 예상했다. 2030년 3%, 2035년에야 10%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보다 우월한 성능을 구현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전고체 배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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