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착한 美옐런, 성과 거둘까..."경쟁 속 협력 추구"

뉴욕=조슬기나 2023. 7. 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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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중국 방문 일정을 본격화했다. 그는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 간 경제적 경쟁에서 협력을 추구하는 한편, 의사소통을 확대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막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6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중국 당국자들과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러 베이징에 오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미국 노동자·기업들에 이익이 되는 건강한 경제적 경쟁과 글로벌 도전들에서의 협력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필요할 때 우리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방문은 소통할 기회이자 의사소통 오류 또는 오해를 피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에 우리 두 국가 사이의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의사소통을 심화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며 "나는 방문 기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오는 9일까지 예정된 방중 기간 리창 국무원 총리·허리펑 부총리·류쿤 재정부장(장관) 등 중국 경제라인의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옐런 장관이 방중 둘째 날인 7일 류허 전 총리와 리 총리 등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 정책에 따른 대중 첨단기술 및 투자 규제, 고율 관세 문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및 희귀 광물 수출 통제 등 양국 간 경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옐런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반도체용 희귀금속인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한 상태다.

한 재무부 고위 관리는 옐런 장관이 '국가안보'를 강조한 4월 연설과 관련, 양국이 건전한 경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분을 중국측에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WP에 전했다. 그간 옐런 장관이 중국의 일대일로와 관련해 개발도상국의 채무 문제 등을 지적해온 만큼 이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옐런 장관의 방중은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양국 간 소통 필요성을 확인한 직후 이뤄져 눈길을 끈다. 다만 이번 방중이 미·중 관계에서 가시적 성과를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다. 특히 주요 외신들은 양국이 여전히 경제적 관계보다 국가안보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화가 중요하다"면서도 "옐런 장관은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나 인권 제재 같은 경쟁적 행동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라이언 하스는 "향후 몇 달간 미·중 간 큰 해빙이나 관계 재설정은 없을 것이 분명하다"며 "그 어느 쪽도 경쟁적 행보를 포기하거나 상대방에 대응을 강화하는 노력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난징대의 주펑 교수는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옐런 장관이 국가안보를 강조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기술적 탄압을 멈출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라고 회의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옐런 장관과 동행한 한 미국 관리는 "우리가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성과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P는 "옐런 장관의 방중이 돌파구를 만들 것 같지는 않으나, 점진적인 진전이 가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이후 펜타닐 밀매 퇴치를 위한 실무그룹이 신설된 것처럼 개도국 채무 문제 등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존 케리 미국 백악관 기후 특사가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케리 특사가 오는 16일주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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