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연 최대 2269억 비용"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전경. 사진 KBS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텔레비전방송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분리 징수 시 연간 2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력이 6일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할 경우 연간 징수 비용은 최대 22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 징수 방식이 적용된 지난 2021년 징수 비용 419억원에 비해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청구서 제작비, 우편 발송비 등을 더한 건당 징수 비용은 843원으로, TV 수신료 2500원의 약 3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KBS와 TV 수신료 징수 위탁 계약을 근거로 수신료의 6.2%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분리 징수를 할 경우 향후 수신료 대비 징수비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뉴스1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일, TV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떼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한전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요금 고지서와 별도로 TV 수신료 고지서를 따로 찍어 배부하는 방안, 현행 전기요금 고지서를 기반으로 TV 수신료 부문만 절취선 방식으로 고지서를 고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 통합 고지서에 TV 수신료를 표시하고 별도의 입금 계좌번호를 알리는 등의 방식이 거론된다.

분리징수를 할 경우 한전의 입장에선 향후 수신료 징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급증하는데 반해, '납부 선택권'을 갖게 된 시청자들로부터 걷히는 수신료는 감소하게 된다. 이에 한전은 KBS에 자사가 받는 수수료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계약 변경을 요구할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분리 징수로 징수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징수 수수료는 더 적게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전이 손해를 보면서 위탁 징수를 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한전과 KBS가 적정 비용 부담 방안 등 계약 사항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