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 '약속의 땅' 포항에서 적장으로 스윕…브랜든 첫 승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5연승으로 3위 자리를 지켜냈다. 두산은 6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의 역투를 앞세워 5-1로 이겼다. 두산은 포항 원정 3연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를 내리 승리하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선수 시절 삼성 유니폼을 입고 '포항의 영웅'으로 활약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도 포항의 '승운'을 재확인했다. 이 감독은 삼성의 제2구장인 포항에서 통산 39경기에 나서 타율 0.362, 홈런 15개, 45타점으로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2015년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은 장소도 포항이었다. 이 감독은 적장이 돼 다시 찾은 포항에서 또 한 번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나게 됐다. 반면 최하위 삼성은 '약속의 땅' 포항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해 내상이 더 깊어졌다.
두산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지난달 대체 선수로 합류한 브랜든이었다. 그는 7이닝 동안 공 98개를 던지면서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해 KBO리그 복귀 3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삼성 타선을 무력화했다.
브랜든은 지난해 7월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처음 두산에 왔던 KBO리그 경험자다. 11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재계약은 하지 못하고 대만 프로야구로 떠났다. 그러나 두산은 올해 새로 영입한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맥을 못 추자 대만 라쿠텐 몽키스 소속이던 브랜든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브랜든은 2년 연속 대체 선수로 입단하는 이색 기록을 남기면서 두산으로 돌아왔다.
브랜든 재영입은 결과적으로 두산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브랜든은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져 건재를 알렸다. 다음 등판이던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두 번 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 마운드에서 에이스급 존재감을 뽐냈다.
세 번째 등판이던 이날 삼성전에선 순조롭게 개인 첫 승리도 손에 넣었다. 두산은 0-0이던 3회 초 1사 1·3루에서 양석환의 선제 결승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2사 후 강승호와 홍성호의 연속 적시타로 3-0까지 달아났다. 삼성이 1점을 추격한 7회 초엔 다시 강승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은 뒤 9회 초 허경민의 솔로포(시즌 3호)가 터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브랜든도 마침내 팀과 함께 활짝 웃었다.
한편 롯데는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3으로 이겨 3연패를 끊었다.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5승(5패)째를 올렸고, 안치홍과 한동희가 나란히 시즌 3호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한화 노시환은 3회 시즌 19호 솔로홈런을 터트려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섰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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