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컴퓨터과학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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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온'은 디지털 시대의 교육 문제를 다룬다.
아이들에게 컴퓨터과학을 가르쳐야 하는가? 가르친다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디지털 기술 교육은 교육계의 쟁점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컴퓨터과학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로그래밍과 코딩만 배우는 컴퓨터과학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나아가 더 거대한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기술이 미치는 윤리적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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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J. 류·제인 마골리스 지음, 채리스 JB 그림, 김효원 옮김
한길사, 144쪽, 1만8500원
‘파워 온’은 디지털 시대의 교육 문제를 다룬다. 아이들에게 컴퓨터과학을 가르쳐야 하는가? 가르친다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디지털 기술 교육은 교육계의 쟁점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컴퓨터과학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 이유가 취업이나 성공은 아니다. 기술과 알고리즘을 이해해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질문할 수 있고, 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픽 노블 형식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돋보인다.
책은 인공지능의 오인으로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총격 살해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미국의 소수자 집단에 속하는 네 명의 10대 친구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기술이 불공정과 불평등을 어떻게 재생산하는지, 기술과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쳐 나간다.
디지털 기술과 알고리즘은 오랫동안 경탄의 대상이었지만 이제 의심과 비판의 타겟으로 바뀌고 있다. 알고리즘의 편향성은 최근 뜨거운 주제다. 이 편향은 알고리즘을 만드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가치들을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은 컴퓨터과학 분야를 소수가 주도하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이 백인과 아시아계 남성들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2019년 컴퓨터과학 직종에 종사하는 미국의 노동인구 중 여성은 26%에 불과하다. IT 분야 10대 기업 중 7곳이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하는데, 이들 기업의 기술인력에서 라틴계와 흑인 비율은 합해서 7%에 지나지 않는다.
동료 연구자와 함께 이 책을 쓴 진 J. 류는 UCLA에서 컴퓨터과학 형평성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백인과 부유층만 컴퓨터과학을 배워왔다”면서 “흑인, 히스패닉, 저소득 아시아 이민자들은 컴퓨터과학을 배우지 못했고 관련 직업에서도 배제돼 왔다”고 말했다.
책은 10대 주인공들이 학교를 향해 컴퓨터 교육을 요구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라틴계 소녀 테일러는 청소년들이 컴퓨팅 기술을 배워야 되는 이유를 엄마에게 설명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만드는 로봇은 지금처럼 인종을 차별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인종차별적 알고리즘 때문에 흑인들이 죽어가는 걸 막을 수도 있고요. IT 분야 사람들은 너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 만든 것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싶지 않아요.”
저자들은 학교의 컴퓨터과학 수업이 코딩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도 지적한다. “프로그래밍과 코딩만 배우는 컴퓨터과학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나아가 더 거대한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기술이 미치는 윤리적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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