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악성 민원에 문 닫습니다" 20년 된 소아과 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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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심화와 낮은 수가, 악성 민원의 삼중고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20여 년 경력을 지닌 지방의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보호자의 악성 허위 민원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6일 연합뉴스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 위치한 A 소아청소년과의원은 "꽃 같은 아이들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년, 제겐 행운이자 기쁨이었지만 ○○○(2019년생) 보호자의 악성 허위민원으로 인해 2023년 8월 5일로 폐과함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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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아닌 보호자를 위한 의료행위 힘들어"
저출산 심화와 낮은 수가, 악성 민원의 삼중고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20여 년 경력을 지닌 지방의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보호자의 악성 허위 민원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6일 연합뉴스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 위치한 A 소아청소년과의원은 "꽃 같은 아이들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년, 제겐 행운이자 기쁨이었지만 ○○○(2019년생) 보호자의 악성 허위민원으로 인해 2023년 8월 5일로 폐과함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A 원장은 안내문에서 "타 병원 치료에 낫지 않고 피부가 붓고 고름, 진물이 나와서 엄마 손에 끌려왔던 4살 아이. 두 번째 방문에서는 보호자가 많이 좋아졌다 할 정도로 나아졌다. 하지만 보호자는 간호사 서비스 불충분 운운하며 허위,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며 폐과에 이르게 된 사건의 경위를 공개했다. 이어 그는 "환자가 아닌 보호자를 위한 의료행위는 더 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보호자가 아닌 아픈 환자 진료에 더욱 성의정심, 제 진심을 다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의원은 폐과하고 (만성) 통증과 내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아가겠다"며 "더 소아청소년 전문의로 활동하지 않아도 될 용기를 준 ○○○ 보호자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A 원장은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의 통화에서 해당 환자 진료 과정에서 일부 비급여 항목이 발생해 원장이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음에도, 추후 보호자가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면서 2000원 환불을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보호자는 곧바로 환불받았음에도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임 회장은 연합뉴스에 "난 돈 많이 못 버는 것도 상관없고 이것(소아청소년과 진료) 할 때 기뻐서 해왔다"며 "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 아닌데 내 에너지를 진료에 집중하고 싶지, 있지도 않은 사실을 입증하는 데 쓰고 싶진 않다"고 한 A 원장의 말을 전하면서 "(이는) 우리나라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오늘도 겪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동네 의원 느는데…소아청소년과는 10년간 53곳 감소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동네의원은 지난 10년간 7000개 가까이 늘어났으나 소아청소년과는 2013년 2200곳에서 올해 1분기 기준 2147곳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나 줄어들어 병원을 더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더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어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 대한 소송도 병원 경영난을 부추기는 원인의 하나로 지목했다. 의사회는 "법원은 아이를 살리려 한 의사들에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배상을 선고하고, 일부 의료 전문 변호사는 하이에나처럼 이길 수도 없는 소송을 부추겼다"면서 "일부 보호자들도 진료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언이나 악성댓글은 물론 형사고소와 소송으로 소청과 의사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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